노인빈곤율 15년째 OECD 1위…팍팍한 삶과 마음 어루만져야

한겨레 2024. 2. 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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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인빈곤율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시디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2020년 한국의 66살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가처분소득이 전체 인구 기준중위소득의 50% 이하를 뜻하는 빈곤율은 40.4%로, 관련 자료를 제출한 오이시디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오이시디 회원국의 평균 노인빈곤율은 14.2%로 한국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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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1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담은 수레를 끌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왜냐면] 김은경 | 전업주부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시디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2020년 한국의 66살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가처분소득이 전체 인구 기준중위소득의 50% 이하를 뜻하는 빈곤율은 40.4%로, 관련 자료를 제출한 오이시디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오이시디 회원국의 평균 노인빈곤율은 14.2%로 한국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은 오이시디가 회원국들의 노인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 이래 15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 국가의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대개의 노인은 자녀 교육과 결혼 등 가족부양에 모든 힘을 쏟다 보니 자신의 노후 대비는 엄두도 못 내고 살았다. 출산율 저하로 노인을 부양할 생산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자녀들은 부모 부양을 극도로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노인들이 △수입의 급감에 따른 빈곤 △노화에 따른 건강 문제 △역할 상실에 따른 무료함 △심리·사회적 갈등에 따른 소외 등 ‘4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노인 복지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니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극심한 생활고와 외로움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도 매년 증가 추세라고 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70살 이상 10만명 가운데 98.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대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이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될 지경에 이른 듯하다. 몇 년 지나면 초고령사회가 될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정부는 하루속히 노인빈곤율을 낮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노인 빈곤이 사회문제로 굳어지지 않도록 공적연금 강화 등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

노동 당국은 미래 세대인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 못지않게 부족한 노인 일자리 확충과 노인 자립형 일자리 창출, 퇴직자 재취업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노인 빈곤을 단순한 노인 문제 차원에서 관리하는 현재의 미온적 대처로는 원천적인 해법을 제시하기 어렵다. 정부는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노인 빈곤을 국가적 재난 수준의 문제로 인식하고, 임기 내 해결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 주길 바란다.

노인 인구 1천만명 시대가 눈앞인데, 한국 노인들의 삶은 팍팍하기 그지없다. 실의에 빠진 노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들의 고독과 소외를 어루만져야 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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