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치 감사’ 논란 유병호, 사무총장 그만두고 감사위원 가나

조문희 기자 2024. 2. 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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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무총장은 ‘유병호 사단’ 최달영 내정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해 6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이 의원들과 질의응답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정치 감사 논란의 핵심 인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새 감사위원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무총장으로는 ‘유병호 사단’ 핵심으로 꼽히는 최달영 제1사무차장이 앉는다. 감사위원회 패싱 논란을 빚었던 유병호 사무처가 감사위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최근 최 사무차장을 새 사무총장으로 하는 안을 내부 결재했다.

감사원법상 사무총장과 고위감사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4급 이상의 공무원은 감사위원회 회의 의결을 거쳐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하게 돼 있다. 임용은 채용, 승진, 전보, 면직, 해임 등을 포괄하는 행정행위로, 감사위는 최근 최 사무차장의 사퇴 및 사무총장 임명, 유 사무총장의 사퇴를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무차장은 유 총장 체제 감사원 실무를 총괄한 핵심 인물이다. 유 총장 임명 직후인 22년 7월 기획조정실장에, 이듬해 6월 ‘사무처 2인자’인 제1사무차장 자리에 앉았다. 지난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보고서 관련 주심위원 패싱 논란으로 조은석 감사위원과 유 총장 사이 충돌로 논란이 일었을 땐 본인 아이디어로 시스템을 변경했다는 취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술한 적이 있다. 당시 유 총장은 “(조 위원은) 단군 이래 (결재안을) 가장 많이 보고도 유일하게 혼자 안 눌렀다”며 날을 세웠다.

기존 사무총장이던 유 총장은 이후 감사위원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17일까지가 임기인 임찬우 감사위원은 16일 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유 총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1년 9개월째 재임 중이다. 사무총장 임기가 별도로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통상 1년 남짓이어서 감사원 내에선 유 총장 임기가 다소 길다는 평가가 제기돼 왔다. 유 총장이 감사위원으로 갈 것이 아니라면 갑작스레 총장직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감사위원은 감사위 의결 없이 감사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인사에 따라 ‘유병호 사단’의 감사위 장악이란 평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최재해 감사원장은 유 총장 측근인 김영신 전 공직감찰본부장을 감사위원으로 임명 제청한 바 있다. 새 사무총장도 유 총장 측근임을 고려하면 검찰 역할인 감사원 사무처와 법원에 해당하는 감사위가 모두 유 총장 영향력 아래 들어오는 형국으로도 볼 수 있다.

유 총장이 감사위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감사원법 제15조 감사위원의 제척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위원 임명 전 조사, 검사에 관여한 사항에 대한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 감사위원이 기소돼 형사재판 중인 경우에는 재판 결과 확정될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유 총장은 현재 참여연대 등에 의해 최 원장, 김 감사위원, 최 사무차장과 함께 전현희 전 국민원익위원장 감사 과정에서 공문서 위·변조 등 혐의로 함께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여서, 수사 결과에 따라 직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인사 관련 사항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감사위원 임기는 4년으로, 유 총장이 감사위원이 되면 윤석열 정부 임기를 모두 함께하게 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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