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수교 `007 작전`… 대통령실 "사회주의권 외교 완결판"

김미경 2024. 2. 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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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북한의 오랜 형제국가인 쿠바와 전격 수교를 맺으면서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교류의 정점을 찍었다.

이 관계자는 "쿠바와의 수교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고, 한국 외교의 오랜 숙원이자 과제였다"며 "정부가 오랫동안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비롯한 유관부처가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쿠바가 그동안 한류 등으로 한국에 긍정적인 호감을 갖고 있었으나 수교에 선뜻 응하지 못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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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쿠바 고위급과 3번 접촉
위기때마다 인도적인 지원 유효
한류 등 문화적 교류도 긍정적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한-쿠바 수교안이 비공개로 상정돼 의결됐다. 연합뉴스

한국이 북한의 오랜 형제국가인 쿠바와 전격 수교를 맺으면서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교류의 정점을 찍었다.

대통령실 측은 "북한으로서는 정치적·심리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역사 흐름 속에서 대세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쿠바 간 수교 체결로 우리나라는 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를 맺었다"면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교 지평이 더욱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의 주유엔(UN) 대표 간 교환 형식으로 대사급 외교 수교에 합의했다.

쿠바는 미국으로부터의 제재에도 불고하고 190여개국과 수교하고 있고, 수도 아바나에는100개국 상당의 대사관이 있을 정도로 제3세계 외교의 거점 국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쿠바와의 수교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고, 한국 외교의 오랜 숙원이자 과제였다"며 "정부가 오랫동안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비롯한 유관부처가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정부는 출범 후 약 2년 동안 쿠바와 수교를 맺고자 적극적으로 외교정책을 펴면서 물밑작업도 지속적으로 병행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만 외교부 장관이 쿠바 고위급 인사와 3번 접촉을 했고, 주멕시코 대사가 쿠바를 방문해 협의를 하는 등 실무급 접촉도 여러 차례 있었다. 또한 쿠바의 위기마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책은 편 것도 유효했다. 쿠바는 지난 2022년 8월 연료저장시설 폭발, 지난해 6월 폭우 피해, 올해 초 식량부족 등 여러 위기를 겪었고, 우리 정부는 그때 마다 쿠바에 필요물품 등을 지원했다.

특히 한류 등 문화적 교류가 수교 합의에 긍적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개최된 영화제에 한국영화 특별전이 진행되는 등 한류를 따라 쿠바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져 비정치분야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쿠바가 그동안 한류 등으로 한국에 긍정적인 호감을 갖고 있었으나 수교에 선뜻 응하지 못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쿠바는 북한과 아주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은 우방국가다. 1986년 피델 카스트로 당시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양국간 친선협조 조약을 맺었고, 당시 협약 서문에 '형제적 연대성 관계'라고 표현하는 등 형제국가로 인식돼 왔다.

한국과 쿠바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극비리에 수교 과정을 진행했고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수교안을 상정하고 의결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국무위원들도 알지 못했을 정도로 각별한 보안 하에 수교를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쿠바 방문 한국인이 1만4000여명에 이르는 등 인적 교류가 있던 만큼 앞으로는 정치적·경제적·문화적 발전 요인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영사 지원 등을 면밀히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쿠바 입국 기록이 있는 경우 미국의 ESTA(전자여행허가) 발급에 문제가 생겨 별도의 비자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은 2021년 1월12일부터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쿠바 수교 발표 전 미국 측에 통보했다"면서 "ESTA 관련 문제는 불편이 있겠지만 현재 미국 제도가 그렇다"고 했다. 한국과 쿠바를 연결하는 직항 항공편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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