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타지 은행한테 속수무책 잠식당하는 충청

2024. 2. 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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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금융시장을 타 시도 지방은행들이 휘젓고 있다.

어느 새 대구·부산·전북은행 등 타지 은행들이 충청권 안방에까지 들어오는 지경이 이른 것이다.

이는 타지 은행들의 충청 공략의 계기로 작용했고 나름대로 영업익을 실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충청권이 타지 은행들의 각축장으로 전락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위식을 다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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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범도민추진단 발족식. 사진=충남도 제공

충청권 금융시장을 타 시도 지방은행들이 휘젓고 있다. 터줏대감 노릇을 해야 할 지역 토착 은행이 사라진 데 따른 공백을 잠식하면서 빚어진 풍경이다. 타지 은행들의 충청 공략 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대구은행이 다음 달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게 되면 수도권 북상 길목에 있는 대전·세종 지역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어느 새 대구·부산·전북은행 등 타지 은행들이 충청권 안방에까지 들어오는 지경이 이른 것이다.

비수도권 금융시장은 시중은행의 강세 속에 지역 자본 기반 은행이 관계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합하는 게 보통이다.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지방은행이 퇴출된 지 20년을 넘긴 충청권 사정은 다르다. 하나은행이 지역을 커버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생리상 충청·충북은행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지는 못한다. 이는 타지 은행들의 충청 공략의 계기로 작용했고 나름대로 영업익을 실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전북은행으로 대전·세종권에 10개의 전포를 개설한 상태다 이어 부산은행이 대전점을 개설했고 후발주자인 대구은행은 2019년 4월에 대전 둔산동에 첫 지점을 열고 영업을 개시했다.

이렇게 굴절된 충청권 금융생태계로 인해 지역민들의 고통과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크게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다. 지역생산 자금이 지역에서 순환되지 못하면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개인 신용대출과 기업대출 문턱이 높은 데다 건당 금액 규모도 초라하다. 또 고금리 시대에 대출 갈아타기도 여의치 않다. 반면에 시중은행이나 타지 은행들은 충청은 각자 배 불리기 좋은 '공유 목초지'나 진배 없다. 한쪽이 지자체 금고은행을 독과점해 기업 등을 상대로 대출 이자 장사로 재미를 보고 있다면 다른 쪽은 영·호남 연고를 앞세워 주변부 시장을 나눠먹는다고 보면 맞다.

충청권이 타지 은행들의 각축장으로 전락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위식을 다지지 않으면 안 된다. 마냥 무던한 지역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만이 답이다. 설립자본금 마련이 버겁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제 풀에 주저 앉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를 돌파해내지 못하면 충청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지역 정치권도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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