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관여자 임명 강행" 세종문화관광재단 대표 내정자 둘러싼 갈등 '격화'

강은선 2024. 2. 15. 18: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 임용을 둘러싼 세종시의회와 세종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5일 세종시에 따르면 박영국 신임 대표 임명동의안이 전날 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회를 통과했다.

이순열 세종시의장은 전날 낸 인사 논평에서 "박 대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요구받은 인물"이라며 "이로 인해 문체부 1급 실장에서 2급으로 강등됐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 임용을 둘러싼 세종시의회와 세종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로 촉발된 대립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박영국 대표 내정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관여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면서 한층 가열되고 있다. 

15일 세종시에 따르면 박영국 신임 대표 임명동의안이 전날 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회를 통과했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전경. 재단 제공
앞서 이달 초 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박 내정자 등 2명을 복수 추천했고, 재단 이사장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 후보를 최종 선임했다. 박 내정자는 국립한글박물관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는 등 35년간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했다. 세종시는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가진 박 내정자가 재단의 안정적 운영과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는 현 김종률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19일 이후 임용될 예정이다. 임기는 임용일로부터 2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세종시가 박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생략하면서 세종시의회와 갈등이 불거졌다. 세종시는 지난해 10월 산하 공기업 및 출연·출자기관 사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 공포했다. 대상은 세종문화관광재단 등 8개 기관이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를 생략한 재단 대표 임명 강행은 산하기관장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고 알권리 보장을 위한 시민들의 정당한 신뢰를 저버린 처사“라며 “최 시장은 법과 제도, 시민과의 약속, 의회와의 협치를 무시하는 궤변과 독단을 멈추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박 내정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관여 의혹이 제기되면서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순열 세종시의장은 전날 낸 인사 논평에서 “박 대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요구받은 인물”이라며 “이로 인해 문체부 1급 실장에서 2급으로 강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줄세우고, 낙인찍고, 불이익을 줬던 당시 처분들이 세종에서 또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세종시 위상에 걸맞지도 않고 시민 눈 높이에 못 미치는 인사로, 최민호 시장이 벌인 인사 참극”이라고 직격했다.

세종시는 이날 반박 입장문을 내고 “박 대표가 박근혜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박 대표는 2017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대한 사후 조치로, 문체부가 실장 직위 3개를 폐지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고위 공무원단 인사발령과정에서 전보된 사실이 있는데 이는 수사의뢰와 중징계를 받은 사례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해명했다. 

박 내정자도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 의장의) 논평에서 표현하듯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도자’가 아니고, 작성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조사과정 어디에도 제가 ‘주도자’라거나, 작성했다고 명기되거나 표현돼 있지 않다. 제 명예가 심히 훼손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시 관계자는 “투명한 임용과정과 공정한 평가절차를 거쳐 박 신임대표를 내정했다”면서 “임용권자가 철저한 검증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시의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