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열풍 주춤 … 코스피 거래대금 털썩

김정석 기자(jsk@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4. 2. 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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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장세'가 불어닥치며 치솟은 코스피 거래대금이 다시금 코스닥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PBR이 낮은 코스피 종목들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으면서 주춤했던 코스닥 거래대금이 2주 만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 수준이었으나 '저PBR주 열풍' 덕에 지난 2일 하루 거래대금이 14조3682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코스닥 거래대금과 6조원 가까이 차이를 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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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조원대로 줄어들어
2주만에 코스닥에 추월당해
밸류업 정책 발표 임박하자
저평가주 옥석가리기 돌입
금융·보험주 일제히 약세
KB금융·삼성생명 모두 하락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장세'가 불어닥치며 치솟은 코스피 거래대금이 다시금 코스닥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PBR이 낮은 코스피 종목들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으면서 주춤했던 코스닥 거래대금이 2주 만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의 하루 거래대금은 9조8448억원으로 코스닥의 10조8932억원에 비해 1조484억원 적었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코스피의 거래대금 앞지르기는 2주간 이어졌으나, 지난 14일 코스닥이 코스피를 1조3277억원 넘어서면서 마침표를 찍은 모양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 수준이었으나 '저PBR주 열풍' 덕에 지난 2일 하루 거래대금이 14조3682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코스닥 거래대금과 6조원 가까이 차이를 벌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코스피 거래대금 규모는 코스닥을 2조원 이상 따돌리고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추월당했다. 양 시장 간 거래대금 추월 현상과 발맞춰 저PBR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저PBR 업종인 금융 업종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은 지난 14일과 15일 연달아 하락 마감하며 주가가 6.6% 떨어졌다.

'보험 대장주'인 삼성생명도 이날까지 연이틀 하락 마감하면서 주가가 8만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 뒤 상승가도를 달리던 현대차 또한 이 기간 주가가 3.61% 하락했다. 저PBR 관련 종목들을 담은 지수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KRX은행(-3.05%), KRX보험(-4.11%), KRX자동차(-1.97%) 모두 이날까지 이틀간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임박하면서 저PBR 장세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정책이 나오면 통상 기대효과가 소멸되기 때문에 정부 발표를 앞두고 저PBR주 주가는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저PBR주 '붐업'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재평가에 들어간 만큼 저평가 종목의 상승 추세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20년간 저평가받아 온 국내 증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기에 저PBR주 열풍 현상은 길게 지속될 것"이라며 "대만 거래소도 PBR 관리를 꺼내드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변화하고 있어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숨 고르기는 있어도 큰 흐름에 접어들었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저PBR 종목의 급등세를 틈타 금융주 차익 실현에 나섰다. 세계 최대 규모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은 보유 중인 KB금융 지분 전량(1.2%)을 14일 장 마감 이후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칼라일은 2020년 6월 2400억원 규모의 KB금융 교환사채(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를 샀고, 올해 초 이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또 다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어피니티)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블록딜 방식으로 신한금융지주 주식 1050만여 주(지분 약 2%)를 팔았다. 4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어피니티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분(2044만주) 중 절반을 매각한 것이다.

[김정석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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