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韓-쿠바 수교 다음날 "日결단땐 기시다 평양방문 날 올것"

이현호 기자 2024. 2. 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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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연평도·백령도 등 서해 도서 지역에 대한 실질적 무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압박하며 군사적 긴장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기존 경비계선 등이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수역에서는 NLL보다 남쪽으로 크게 내려와 있는 만큼 북한이 NLL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선을 내세워 군사적 도발에 나설 공산은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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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 털어버리면 양국 새 미래"
김정은은 새 '국경선' 긋고 위협
北 외교고립에 도발수위 높일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
[서울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이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고 밝혀 의도를 놓고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나라가 북한의 ‘형제국’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를 맺은 가운데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부장이 15일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의원에 출석해 북일 관계를 대담하게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서 정상회담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북한 측 반응이 나온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어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다만 이런 입장이 “개인적 견해”라며 “우리(북한) 국가지도부는 조일(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김 위원장이 14일 신형 대함미사일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하며 한국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고수하기 위해 각종 전투함선을 우리 수역에 침범시키며 주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면서 “해상 주권을 실제적 무력 행사로 지키겠다”고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그것을 곧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무력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며 “적들이 구축함과 호위함, 쾌속정을 비롯한 전투함선들을 자주 침범시키는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할 중요 지시를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NLL을 무시하고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에 이른바 ‘국경선’을 그어 국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연평도·백령도 등 서해 도서 지역에 대한 실질적 무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압박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과 쿠바 간 전격적인 수교로 고립감이 커진 북한이 일본 측에는 관계 개선의 여지를 열어두면서 우리 측에는 도발 수위를 높이는 양동 작전을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실제로 북한의 ‘해상 국경선’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북한은 과거 남북의 해상 경계와 관련해 그 용도에 따라 ‘해상 경계선’ ‘해상 분계선’ ‘해상 경비계선’ 등으로 표현해왔다. 북측의 국경선은 통상 중국과의 경계를 뜻했다. 하지만 이를 서해로 끌고 내려와 언급한 것은 남북을 “동족 관계가 아닌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는 북한의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국경선’ 발언이 북한의 의도적인 용어 혼란 전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말한 ‘남쪽 국경선’이 과거 서해 NLL을 무시하면서 제시했던 ‘서해 경비계선’ 등과 일치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북한이 말하는 도발의 레드라인이 어딘지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기존 경비계선 등이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수역에서는 NLL보다 남쪽으로 크게 내려와 있는 만큼 북한이 NLL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선을 내세워 군사적 도발에 나설 공산은 커진 것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한국을 방문 중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조 바이든 정권의 제일가는 정치 시녀가 아무리 독기 어린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돌아쳐도 (···) 상정의 불안 초조감을 달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며 “줄리 터너와 같은 인간 쓰레기들에게 무자비한 징벌의 철추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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