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 차, 아직 신인 때처럼 설레"
말레이시아서 새해 첫 출격
우승·디오픈 출전권 정조준
"내 장점은 '할 수 있다'는 믿음
골프 미래인 후배들 돕겠다"

15일 말레이시아 더 마인스 리조트앤드골프클럽에서 막이 오른 IRS 프리마 말레이시아 오픈(총상금 100만달러). 2024 아시안투어 개막을 알리는 이 대회에는 아시아로 무대를 넓힌 한국 선수가 17명이나 출사표를 던졌다. 새해 첫 대회 목표는 겨우내 공들인 동계훈련 효과를 테스트하고 본격적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 우승한다면 최고의 출발이다. 특히 이 대회 상위 3명은 '메이저' 디오픈 출전권을 거머쥘 수 있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달콤한 보너스다.
아시안투어 개막전부터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한국 남자골프 에이스이자 '기록 제조기'로 불리는 박상현이다.
박상현에게 올해는 의미가 남다르다. 프로에 데뷔한 지 20년째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상현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으며 제네시스 대상을 제외한 상금왕, 평균타수상 등 KPGA 투어에 있는 거의 모든 상을 받았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시간 동안 지칠 법도 하지만 박상현 얼굴에는 여전히 설렘이 가득했다.
"프로가 된 뒤 맞이하는 20번째 시즌인데 신인 때처럼 설렌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다시 시즌이 시작되기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며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원 없이 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와 기분이 좋다. 프로골퍼 박상현의 저력을 올해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특유의 넉살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골프는 꾸준하게 기량을 유지하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이다. 1년 단위가 아니라 하루하루 감각이 달라지고 이유 없는 슬럼프에 빠져 사라지는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박상현은 다르다. 4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핵심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박상현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골프를 잘 치기 어렵다. 오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내일 또는 모레 많은 타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의 무기"라며 "어떤 상황에서든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하게 다가가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롱런 비결은 '결과 중심' 마음가짐이다. "열심히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한 박상현은 "프로골퍼라면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노력은 스스로에게 의미는 있지만 중요하지 않다. 프로골퍼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 또한 매년 많은 훈련을 하고 식단과 생활까지 바꾸는 이유는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박상현이 IRS 프리마 말레이시아 오픈을 올 시즌 첫 대회로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당연히 우승, 그리고 또 하나는 '메이저대회' 디오픈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다. 박상현은 2018년 한국오픈 준우승으로 디오픈을 처음 경험한 뒤 2019년에는 일본 미즈노오픈 3위에 올라 2년 연속 디오픈에 출전한 적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상위 3명 안에 오른다면 오는 7월 열리는 제152회 디오픈 출전권을 받는다. 박상현은 "메이저대회가 주는 특별함이 있다.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는 대회가 디오픈"이라며 "지난 한 달간 열심히 준비해서인지 현재 샷과 퍼트감이 좋다. 시즌 초반에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인데 올해도 첫 대회부터 대박이 터지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상현은 올 시즌 목표도 명확하게 설정했다. 단 한 번도 품지 못한 '제네시스 대상'이다. 박상현은 "아쉬움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 설정이 확실한 만큼 올해도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 올해 신설된 KPGA 투어 동아쏘시오그룹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박상현은 "2015년부터 함께하고 있는 메인 스폰서가 개최하는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초대 챔피언'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승과 제네시스 대상 외에도 '20년 차 박상현'은 후배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박상현은 "지난해까지는 오로지 나 자신만 생각했는데 올해는 다르다. 한국 골프의 미래를 위해 후배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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