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의전원에 창업 과정 … 세계시장 도전"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2. 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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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끽해야 1조원이 안됩니다. 의사과학자들이 창업해도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결국 글로벌에서 승부를 봐야 합니다."

배 원장은 "글로벌 시장에 한국 의사과학자들의 기술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며 "창업 기업의 성공을 학교가 돕고, 성공한 창업 기업은 기부 등을 통해 다시 학교를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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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전원 추진하는 배성철 UNIST 의과학대학원장
50개 스타트업 키운 창업 대부
미국서 2개 기업 창업하기도
리센스메디컬 냉각마취기술
美 FDA 승인·중국진출 앞둬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끽해야 1조원이 안됩니다. 의사과학자들이 창업해도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결국 글로벌에서 승부를 봐야 합니다."

배성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의과학대학원장(사진)이 15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여러 바이오 기업이 '거품'이란 얘기를 듣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시장에 묶이다 보니 매출에 상한선이 그어지고 성장에 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배 원장은 UNIST 창업 대부로 불린다. 산학협력처장과 창업보육센터 소장 등을 맡으며 UNIST 교원 창업 기업 70여 개 중 50개가량을 키워냈다. 포스텍에서 화학과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 역시 창업가다. 의료용 레이저 개발 업체 '뉴멘텍'과 '아센도시스템즈'를 창업했다. 의사과학자 양성으로 유명한 미국 어배너섐페인일리노이대(UIUC)에서 5년 가까이 연구원 생활을 하며 창업한 회사들이다. 배 원장은 "원래 레이저 분광학을 연구했다"며 "미국에 있을 때 동료가 의료 현장에 적합한 레이저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고, 이 얘기가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창업은 배 원장에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배 원장은 "미국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약 40%를 점유한 큰 시장"이라며 "UNIST로 자리를 옮기며 회사를 정리했지만 미국 시장 수요를 조금만이라도 끌어올 수 있다면 국내 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2013년 UNIST 의생명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미국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의사과학자들의 창업 리더로 변모했다. 특히 미국 내에 UNIST 협력 거점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창업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UNIST의 협력 거점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UIUC 등이다. 스위스 바젤대 등 유럽과의 협력 거점도 확보했다. 배 원장은 "직접 발로 뛰어 확보한 거점들"이라며 "지역의 거점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검증된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으로 만들어 낸 창업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는 급속 냉각 마취 기술 기업인 '리센스메디컬'을 꼽을 수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마치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미국 외에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LG화학과 협력하고 있다. 배 원장은 "갑상선 환자 대상의 스마트 질환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타이로스코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에 먹히는 창업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창업 사례는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의사과학자를 본격적으로 양성하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UNIST를 포함한 과학기술원에 설치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원장은 "연구자들 입장에서 창업을 하는 것은 매우 두렵다"며 "특히 의사과학자들이 창업하는 분야는 규제나 임상시험이 매우 까다롭다"고 말했다.

UNIST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창업 수업을 집어넣을 계획이다. 학생 때부터 전문가들의 교육을 받으며 창업에 익숙해지도록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배 원장은 "글로벌 시장에 한국 의사과학자들의 기술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며 "창업 기업의 성공을 학교가 돕고, 성공한 창업 기업은 기부 등을 통해 다시 학교를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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