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잦은 노후 전투기 F-5 보유국 세계 1위 된 韓…대만 60대 무더기 퇴역[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4. 2. 15. 16: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 전술입문 전투기로 쓰던 F-5E/F 60대 지난해 12월말 퇴역
F-5E/F 韓 80대,美 해군·해병대 가상적기 용도로 53대,브라질(44대) 순
저가 베스트셀러 미국이 소련제 미그-24 대항해 중소 우방국 보급용 개발
F-5E(단좌형) 타이거 II 비행 모습. 디펜스 타임즈 제공

대만 공군이 지난해 말 수명을 넘긴 F-5E/F 노후전투기 60대를 무더기 퇴역시킴에 따라 한국 공군이 60여대 보유로 F-5E/F 최대 운용국이란 타이틀을 떠안게 됐다.

대만공군은 F-16V 블록 70 도입과 최신 훈련기 도입에 맞춰 지난해 12월 1일자로 제7전술전투비행단과 공군비행교육사령부를 창설했다. 기존 제7비행훈련단(FTW)은 전투비행단으로 복원하고, 교육훈련단은 강산 공군사관학교 산하에 있던 비행훈련단에서 독립된 공군비행교육사령부로 격상했다.

T-5 융잉(Brave Eagle) 고등훈련기는 공군사관학교의 공군비행사령부가 운용하며 융잉 훈련기가 전력화됨에 따라 F-5E/F 전술입문 전투기는 지난해 12월말 전부 퇴역됐다.

대만이 지난해 말 60대를 전량 퇴역시킨 F-5 E 전투기 비행 모습. 대만 국방부 트위터 캡처

한국 공군은 60여대의 F-5E/F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 약 20대의 노후 F-5E/F를 퇴역시킬 예정이지만 나머지는 2028년이 돼야 퇴역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초음속전투기 KF-21이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 오는 2028년까지 40대, 오는 2032년까지 80대 등 모두 120대가 생산될 예정이다.공군은 노후 전투기인 F-4를 올해 퇴역시키는 데 이어 KF-21 양산 시기를 봐가며 F-5E/F를 순차적으로 퇴역시킨다는 복안이다.

올해 초 현재 전세계 F-5E/F 운용국 현황을 보면 한국 공군이 80대 보유로 1위다. 그 뒤를 이어 미국 해군·해병대가 가상적기 용도로 53대를 보유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브라질(44대), 스위스(42대), 이란(35대), 모로코(26대), 태국(25대), 케냐(21대), 튀니지(14대), 바레인(12대),혼두라스(11대), 칠레(9대) 순이다. 이들 국가는 조만간 이 노후전투기를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계획이다.

F-5 전투기는 1958년 말 옛 소련이 실전 배치한 미그(MiG)-21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이 우방 국가 제공용으로 개발한 전투기다. 미그-21은 무장 탑재량과 작전 반경이 작지만 기동력이 뛰어나고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소련제 전투기로 친소련 국가에 대량 보급됐다. 미국도 어느 정도 성능을 갖추었지만 대외에 공여하거나 우방국 등 군소 국가들이 획득하기 쉽도록 개발, 저렴한 비용에 비해 초음속 전투기로 어느 정도 성능을 만족시켜 한국 대만 공군등에 보급하면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F-5 전투기는 베트남전이나 중동전처럼 수많은 전쟁에서 주력기로 맹활약했고,경우에 따라서는 미제 최신예 전투기들을 애먹이기도 했다. 경제사정상 고가 첨단 전투기를 구입하기 힘든 중소국가의 현실에 딱 맞는 맞춤형 전투기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생산된 제트 전투기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대만은 지난해까지 F-5E를 가장 많이 운용한 국가였다. 대만 비행장의 F-5E 전투기. 대만 국방부 트위터 캡처

초창기 F-5A(단좌형), F-5B(복좌형)는 레이더가 없는 등 넉넉하지 않은 성능에도 20여 개국에 800여기 이상이 공급되거나 현지 생산돼 베스트셀러가 됐다.한국 공군도 1965년 20기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초음속 시대를 개막했다. 이후 8기의 정찰용 RF-5A를 포함한 총 126기의 F-5A/B를 운용한 주요 사용국가로 자리잡았다. 이로써 미그-21을 보유한 북한에 비해 열세를 보이던 공군 전력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이후 F-5E(단좌형), F-5F(복좌형)는 1972년 초도 비행에 성공한 후 모두 1399기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우방국 등에서 라이선스 생산됐다. 1991년 발발한 걸프 전쟁에서 다국적군 소속으로 100여기가 동원, 전장 차단 및 지상군 근접 지원 임무에 투입돼 숱한 전과를 올렸다. 우리는 1974년 미국을 통해 월남공군이 사용하던 19기의 F-5E를 이전 받으면서 최초 사용국 중 하나가 됐다. 1982년에는 라이선스 생산에도 나섰는데 이것이 바로 KF-5E/F 제공호로 지금도 한국 공군 전술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계속 사용하고 있다. 비록 작전 거리가 짧고 전자 장비가 부족하지만 긴급 출격 능력이 탁월하고 기동력이 뛰어나 현재 북한의 주력 전투기인 미그-19나 미그-21에 능히 맞설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이외 주변국의 전력을 고려한다면 시급히 교체돼야 할 노후기종으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만의 경우 F-5E 및 F-5F 타이커(Tiger) ⅡI 전투기를 퇴역시켰지만 정찰자산이 부족한 탓에 정찰용 RF-5E 만 최소 1년 간 퇴역시키지 않고 정찰운용을 계속하게 된다.

대만의 AIDC의 T-5 융잉 차세대 고등훈련기를 타이둥 공군기지의 제7 비행 훈련단에 지속적으로 납품함에 따라 기존 F-5E/F 전술입문전투기 46대를 전부 퇴역시켰다. 대만 국방부는 2026년까지 T-5 융잉 고등훈련기 66대를 전력화 할 예정이다. 총 66대의 T-5/AT-5가 2026년 말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제 7 FTW에 27대가 인도돼 F-5E를 대체하고 구형 고등훈련기인 AIDC AT-3를 강산의 공군사관학교(AFA)로 대체했다. 인도 일정은 2021년 2대, 2022년 8대, 2023년 17대, 2024년 18대, 2025년 18대, 2026년 3대를 납품한다.

2024년말까지 운용하게 될 정찰용 RF-5E는 추후 MQ-9B ‘시 가디언(Sea Guardian)’ 무인드론과 MS-110 정찰포드를 탑재한 F-16V Block II로 교체될 예정이다. 하지만 드론과 정찰포드가 주문후 도입이 늦어질 경우 운용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F-5E/F는 타이거안 계획에 따라 70~80년대 대만공군의 주력 기종으로 활약했다. 1973년 10월 30일, 첫 번째 F-5E 전투기인 5101호가 공장에서 출고된 이후 단좌형 F-5E 242대, 복좌형 F-5F 66대 등 총 308대의 F-5E/F 전투기 생산으로 전 세계 총 보유 대수의 절반을 차지했다.

F-5E/F는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해 대만은 세계 최대의 F-5E/F 전투기 보유국이었으나 올해부터 한국 공군에 1위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전성기 시절 대만공군은 F-5E/F 전투기를 주력 기종으로 하는 5개 비행단를 보유할 정도였다. 1970∼1980년대에는 뛰어난 성능으로 냉전시절 중공군의 전술을 연구하기 위해 가상 적 편대로 투입되기도 했다.

F-5E/F는 대만에 기술 이전된 최초의 항공기로, 노스롭사는 항공기 생산에 필요한 모든 기술 및 인력 훈련 정보를 대만에 제공함으로써 대만에서 면허 생산이 이뤄졌다.

대만군 보도에 따르면 737 공군 제 46 비행대대(공군 제7전투비행단 전신)에 ‘가상 적 편대’로 F-5E/F가 투입돼 적 항공기와 무기의 성능에 대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상 적의 훈련 모드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훈련 중에는 조종사가 적의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연습뿐만 아니라 중앙 산맥 남부의 유명한 주 능선 인 3668m 관산 상공을 포함해 높은 산봉우리와 낮은 계곡을 통과 비행 한 뒤 바다로 급강하해 폭격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이는 조종사의 공중 전투 및 비행 기량을 연마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훈련 과목이 사라졌다.

또한 1968~1979년 남북 예멘 내전 당시에는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요청에 따라 700여 명의 F-5E 조종사와 지상 승무원을 10여 차례에 걸쳐 중동 지역에 파견해 F-5E/F 전투기의 정비와 훈련을 가르치고 북예멘의 공산 세력 확장에 대항하는 전쟁을 지원했는데 이를 일컬어 ‘사막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