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간 달 착륙선 발사…‘네 번째 도전’ 성공할까
2019년부터 민간 달 착륙선 세번 시도 모두 실패
전 세계 네번째이자 미국의 두번째 민간 달 착륙선이 발사됐다. 성공 땐 사상 첫 민간 달 착륙선이자 1972년 이후 52년만의 미국 달 착륙선이 된다.
미국의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는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를 15일 새벽 1시5분(한국시각 오후 3시5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애초 오디세우스는 14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착륙선 추진제의 주입 온도가 정상 범위 밖에 있는 것이 발견돼 하루 연기됐다.
공중전화 부스 크기 만한 오디세우스는 오는 22일 달 남극 인근에 있는 ‘말라퍼트 에이(Malapert A)’ 충돌구에 착륙할 예정이다. 달 남극점에서 300km 떨어져 있는 이곳의 이름은 17세기 벨기에 천문학자 찰스 말라퍼트에서 따왔다. 이곳은 충돌구가 많아 지형이 험한 달 남극 지역에서 비교적 평평한 곳이어서 착륙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2026년으로 예정된 유인 착륙 후보지 13곳 중 하나에서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오디세우스는 발사 7일 후 달 궤도에 진입한 다음, 달을 12번 공전하며 하룻동안 착륙 준비를 한 뒤 100km 상공에서 착륙을 위한 하강을 시작한다. 오디세우스가 무사히 착륙하게 되면 미국 최초, 세계 두번째 달 남극 착륙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우주선은 지난해 8월 인도의 찬드라얀 3호였다.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사전 조사가 목적
오디세우스는 민간 달 착륙선 발사 순서로는 세계 네 번째이지만, 달 착륙에 성공할 경우엔 사상 첫 민간 달 착륙선이 된다.
앞서 시도한 세차례의 민간 우주선 달 착륙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8일 발사한 착륙선은 발사 몇시간만에 연료 누출 결함으로, 지난해 일본의 아이스페이스와 2019년 이스라엘의 스페이스일은 달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실패했다.
오디세우스는 페레그린과 마찬가지로 미 항공우주국의 새로운 달 유인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를 지원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하나로 선정된 우주선이다. 아르테미스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사전 조사가 주된 임무다. 나사는 2019년 무인 달 착륙선을 발사할 후보 업체 14곳을 선정했으며, 2028년까지 이들 업체에 26억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달 자동항법 시스템 시연 예정
높이 3m, 폭 2m, 무게 675kg의 오디세우스는 여섯개의 다리를 가진 육각형 실린더 모양을 하고 있다. 여기엔 6개의 나사 장비를 포함해 총 12개의 과학 장비가 실려 있다.
나사 장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달에서 자동항법 시스템을 시연하는 장비다. ‘루나 노드 원’(Lunar Node-1)이라 이름의 이 장비는 다른 우주선이나 시설의 위치와 비교해 착륙선, 달 표면 시설, 우주비행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일종의 전파 등대다. 우주선의 궤도 기동과 달 착륙 시 길 안내자 역할을 해주는 장비다.
시연 책임자인 에반 앤잘론 나사 수석연구원은 “달의 등대 네트워크로 달 탐사선 또는 우주비행사가 지구 관제소에 의존하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며칠 전에 떠난 항구에서 연락 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접근 중인 해안의 등대에서 확인을 받는 것”에 비유했다. 오디세우스의 달 탐사 활동 기간은 10일이다.
나사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1단계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5개 업체의 달 착륙선 9개를 보낸다. 올해는 6번의 달 착륙선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이번을 포함해 총 3번으로 가장 많고, 지난달 첫 발사에서 쓴맛을 본 애스트로보틱은 하반기에 두번째 착륙선을 보낸다. 나머지 하나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의 착륙선 블루 고스트다. 발사 시기는 미정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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