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샌디에이고, 김하성 딜레마?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팀 중 하나였다. 총연봉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을 쓰며 구단 신기록을 세웠지만 82승 80패에 그쳤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도 실패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샌디에이고의 현 상황은 더 참혹하다. 재정난 악화 속에 간판타자 후안 소토와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팀을 떠났다. 선발진도 무너졌다. 세스 루고, 닉 마르티네스, 마이클 와카가 다른 팀과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과의 작별도 정해진 순서에 가깝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최근 수년 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은커녕 승률 5할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대세다. “1년 전만 해도 선수들 사인을 받으려 구장 문밖까지 몰려들던 팬들이 이제는 십 수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봄 샌디에이고 클럽하우스는 취재진으로 가득 찼지만, 지금은 한국과 일본 기자들을 제외하면 한 줌도 되지 않는다.” USA투데이가 15일 묘사한 샌디에이고의 현주소다.
수천만 달러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들로 로스터를 가득 채웠지만 기본적인 노력이 부족했다.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고, 이길 기회를 놓치며 자멸했다.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는 1점 차 승부에서 9승 23패, 연장 승부에서 2승 12패를 기록했다.
투수 조 머스그로브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접전 끝에 패배한 경기가 많았던 건 우리가 사소한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내내 단장과 불화설이 났던 밥 멜빈 감독이 지구 경쟁팀인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마이크 쉴트 전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기본적인 부분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어쩌면 ‘김하성 딜레마’는 여기에서 비롯하는 것일 수 있다. 김하성은 전력 강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원이다. 골드글러브로 수비력을 입증했고, 평균 이상의 타격 능력까지 선보였다. 올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2025시즌 상호옵션)되지만, 연봉 700만 달러는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라 가성비가 좋다. 김하성을 트레이드로 넘기고 투수 자원을 여럿 받아오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본적인 것들에 가장 충실했던 선수 또한 김하성이다. 기록으로 보여준 실력뿐 아니라 그가 가진 ‘무형의 가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프렐러 단장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김하성을 둘러싼 트레이드설에 확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김하성은 우리 팀에서 대단히 비중이 큰 선수다. 김하성이 다이아몬드 중앙에 있어야 우리가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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