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삼성물산에… 행동주의 5곳 “주주환원액 1조 늘려라”

김만용 기자 2024. 2. 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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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5곳이 연합해 삼성물산에 1조 원대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둔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 다음 달 15일 정기 주주총회 소집을 공지하고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했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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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꼴찌 K - 증시, 체질 바꾸자
올 잉여 현금흐름액 초과 금액
행동주의펀드 과한 요구 우려

행동주의 펀드 5곳이 연합해 삼성물산에 1조 원대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둔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편승해 이른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으로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 다음 달 15일 정기 주주총회 소집을 공지하고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했다고 확인했다.

삼성물산은 이례적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기술하며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 원으로 2023년뿐 아니라 2024년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이런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들에게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티오브런던 등은 삼성물산에 5000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고,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배당 요구는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액보다 각각 76.5%, 75.0% 증액된 규모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보통주 총 781만 주(지분율 4.2%)와 우선주 전량인 16만 주(지분율 9.8%)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시가로 약 1조 원 이상 규모로, 삼성물산 자기주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현재 펀드 5곳의 합산 지분은 1.5%에 미치지 못해 주총에서 수용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그럼에도 무리한 요구에 나선 것은 실제 목적이 주가 띄우기에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최근 한 달도 안 돼 11만 원대에서 15만 원대로 올랐는데 행동주의 펀드들의 목적이 이미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미국은 이미 경영권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수단을 갖추고 시장질서가 잡혀 있지만, 우리는 무방비 상태”라면서 “제2의 삼성물산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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