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5’ 농심신라면배 마지막 희망 신진서, 이창호를 뛰어넘는 상하이의 신화를 쓸까

윤은용 기자 2024. 2. 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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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이 지난해 12월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랑누드 최종 9국에서 중국의 셰얼하오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2005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3라운드. 2라운드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1승을 거둬 조기 탈락을 막은 뒤 상하이에서 4연승을 더해 홀로 끝내기 5연승으로 한국에 우승을 안긴 이창호 9단의 신화는 ‘상하이 대첩’이라는 이름과 함께 한국 바둑사에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올해, 한국 바둑이 다시 한 번 기적에 도전한다. 심지어 장소 또한 같다. 상황은 그 때보다 더 어렵지만 남아있는 마지막 주자가 주는 무게감은 일말의 기대를 걸게 만든다.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신진서 9단(23)이 농심신라면배 대역전 우승을 위해 긴 여정에 나선다. 신진서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하는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3라운드에서 한국 대표로 홀로 출전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최고 기사들 5명씩 참가해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신라면배는 이긴 선수는 계속 두고, 진 선수는 탈락하는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국가대항전이다.

한국은 신진서를 필두로 설현준 8단,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참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11월 부산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신진서를 제외한 4명의 기사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하며 신진서가 온전히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신진서는 부산에서 열린 2라운드 최종 9국에서 7연승을 질주하던 셰얼하오 9단(중국)을 무너뜨리며 한국의 조기 탈락을 간신히 막았다.

신진서는 첫 판에서 이야마 유타 9단(일본)을 상대한다. 일본 역시 이야마 한 명만 남은 상황이라, 신진서가 이야마를 꺾는다면 이후 중국 기사 4명을 연달아 상대해야 한다. 중국은 랭킹 1~3위인 구쯔하오·커제·딩하오 9단에 7위 자오천위 9단 등 막강 진용을 갖추고 기다리고 있다.

한국이 우승하려면 신진서가 기적 같은 끝내기 6연승에 성공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우승 확률이 희박하지만, 그동안 신진서가 농심배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감안하면 기대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신진서는 앞서 한국의 3회 연속 농심배 우승의 주역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22회 대회 때 4번째 주자로 나서 끝내기 5연승으로 우승을 안겼던 신진서는 23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4연승을 거둬 또 한 번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24회 대회 때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구쯔하오를 꺾고 3연패를 달성했다.

역대 농심배 단일 대회 최다 연승 기록은 중국의 셰얼하오와 판팅위 9단, 양딩신 9단이 기록한 7연승이다. 하지만 우승을 확정짓는 최종 3라운드에서 나온 끝내기 연승 기록은 이창호와 신진서가 작성한 5연승이다. 신진서가 이번에 우승하면 끝내기 연승 기록을 새롭게 쓰는 것은 물론, 자신의 농심배 연승 기록도 16연승으로 늘려 이창호의 농심배 최다연승 기록(14연승)도 넘어설 수 있다.

한편 같은 기간 상하이에서는 농심신라면배와 함께 1969년 이전 출생한 한중일 시니어 프로기사들이 출전하는 농심백산수배 2라운드도 열린다.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서봉수 9단이 탈락한 한국은 최규병·유창혁·조훈현 9단이 출전한다. 중국은 녜웨이핑·차오다위안·마샤오춘 9단이, 일본은 다케미야 마사키·요다 노리모토 9단이 참가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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