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 10년새 2배 '껑충'…신규 환자 10명 중 4명 '성인'

이연우 기자 2024. 2. 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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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장애 진단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도 분석
소아청소년 환자 중 26%가 'ADHD' 동반
성인의 경우 43%가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국내 틱장애 발생률이 10여년간 2배 이상 뛰었다.

특히 최근 틱장애를 진단 받은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이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와 김수진 임상강사, 의생명연구원 김미숙 연구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DB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 및 임상역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2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연구진은 “특정 질병의 발생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 시점에서 질병 보유자의 비율을 뜻하는 ‘유병률’이 아닌, 일정 기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제껏 틱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었다”고 평했다.

이어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전국 23만5천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 및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연구 결과, 전체 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률 증가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상황이 다르다.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으나, 성인은 약 3배로 증가폭이 더 컸다. 20~30대 성인 발생률의 경우 5배 이상 가파르게 늘기도 했다.

연간 발생 건수는 2015년부터 성인 환자가 증가,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가 ‘성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또한 두 연령군의 사회인구학적 및 임상적 특성을 비교 분석해 다양한 차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을 분석하자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ADHD’를 동반하고 있었고,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약 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성별, 약물 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도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10여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그에 따라 정신과 내원 및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난 것이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40% 이상은 성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뿐 아니라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선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 김수진 임상강사, 의생명연구원 의학연구협력센터 김미숙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한편, 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국내 2~19세 인구 유병률은 1천명당 2.6명이며, 20세 이상 성인 틱장애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IF 11.3)’에 게재됐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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