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관심이 뚝…우울증 환자, 쾌감 못 느끼는 이유 찾았다

박건희 기자 2024. 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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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우울증의 주요 증상인 '무쾌감증'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확인됐다.

반면 Syt4 유전자를 억제하자 스트레스를 받아도 무쾌감증 및 우울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구 책임연구원은 "Syt4 유전자는 선천적이라기보다 환경적 요인으로 과발현되는 유전자"라며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에 가해지는 스트레스요인을 줄여 무쾌감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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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강효정 공동연구팀 "전전두엽 Syt4 과발현 원인"
우울증의 핵심 증상인 '무쾌감증'의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뇌 전전두엽의 시냅토태그민-4가 외부 스트레스로 인해 과발현되며 무쾌감증을 촉진한다. 전문가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식으로 증상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우울증의 주요 증상인 '무쾌감증'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3년 발간한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18년 75만3011명에서 2022년 100만32명으로 늘었다. 대표적인 우울증 증상은 우울감, 무기력 등이지만 무쾌감증도 핵심증상으로 꼽힌다. 전체 환자의 약 70%에서 나타날 정도로 주요한 증상이다. 무쾌감증이 나타나면 이전에 즐긴 활동, 경험 등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

구자욱 한국뇌과학연구원 정서·인지질환연구그룹 책임연구원, 강효정 중앙대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오랜기간에 걸친 정신적 스트레스로 무쾌감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스트레스로 과발현된 전전두엽의 Syt4(시냅토태그민-4) 유전자가 무쾌감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구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우울증은 부모에게 받은 유전자가 일부 작용해 나타난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겪는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크다. 부모의 언행, 교우관계, 직장 및 사회적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일종의 트라우마가 형성된다.

연구팀은 무쾌감증이 발현하는 과정에서 어떤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확인했다. 빛을 쬐어 유전적 변화를 관찰하는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해 무쾌감증에 걸린 실험 쥐의 전전두엽을 활성화했다. 전전두엽은 인간의 감정, 문제해결 등 정신작용을 담당한다. 전전두엽의 전사체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무쾌감증을 보이는 개체에서 Syt4 유전자 발현이 늘어난다는 것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실험 쥐의 전전두엽에서 Syt4 유전자를 과발현시켰다. 이후 7일 동안 쥐에게 스트레스를 가했다. 그 결과 쥐는 주변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지는 무쾌감증을 보였다. 반면 Syt4 유전자를 억제하자 스트레스를 받아도 무쾌감증 및 우울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Syt4 유전자는 뇌에서 다양한 신경영양물질 및 신경펩타이드의 분비와 수송을 중재한다. 연구팀은 Syt4 유전자가 과발현되면 뇌에서 두뇌를 발달시키는 물질인 BDNF(뇌유래신경성장인자)의 방출이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어떤 경험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무쾌감증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구 책임연구원은 "Syt4 유전자는 선천적이라기보다 환경적 요인으로 과발현되는 유전자"라며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에 가해지는 스트레스요인을 줄여 무쾌감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실험분자의학'에 지난 1일 발표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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