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장 등이 214억 책임지라’ 엉터리 용인경전철 책임 물었다

조선일보 2024. 2. 15.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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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중인 용인경전철 모습. / 뉴스1

세금 낭비 논란을 빚었던 용인경전철 사업에 대해 전 용인시장 등의 손해배상 책임이 일부 인정됐다. 서울고법 행정10부가 용인시 주민소송단이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사업을 추진한 전임 용인시장과 수요 예측을 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해 용인시가 이들에게 214억원을 청구하라고 했다.

용인 경전철 사업은 추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2004년 경전철 사업 실시협약 당시 교통연구원은 하루 평균 승객을 16만명으로 예측했으나 개통한 해 하루 평균 승객은 9000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시행사에 8500억여 원을 물어주고 2016년까지 운영비와 인건비 295억원도 지급해야 했다. 현재도 하루 평균 이용자가 3만5000명가량에 불과해 연간 300억원가량의 운영비와 함께 경전철 건설자금에 대한 원리금 16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용인시민들은 2013년 용인시에 1조원대 손해배상을 요구하라는 주민소송을 냈고 10여 년 만에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것이다. 단체장의 무분별한 치적 쌓기 행정과 교통연구원 등의 무책임한 수요 예측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다.

2012년 개통한 의정부경전철, 2011년 개통한 부산김해경전철도 부풀린 수요 예측으로 한 해 수백억원을 낭비하고 있고, 인천·대구 등 도시철도 적자도 지방재정에 큰 짐이 되고 있다.

이런 무리한 사업 추진 사례가 지자체에만 있다고 할 수도 없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쏟아내는 선거용 SOC 사업 중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달빛고속철도 등 상당수는 예비 타당성 조사도 면제하고 추진하겠다고 한다. 여야가 의기투합해 포퓰리즘을 벌이니 아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 사업 중 상당수는 훗날 지역민과 국민에게 두고두고 짐이 될 것이다. 그때 그 책임을 지겠다고 나설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용인경전철 판결처럼 앞으로는 엉터리 사업을 추진한 책임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 누구도 함부로 국민 세금으로 포퓰리즘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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