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뉴욕 은행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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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은 아파트 월세가 높기로 유명하다.
오랜 기간 뉴욕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짓고 세를 놓아 수입을 올리는 사업모델이 성행했다.
아파트 임대사업자와 더불어 은행도 함께 성장했다.
뉴욕커뮤니티은행(NYCB)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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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은 아파트 월세가 높기로 유명하다. 방 2개 딸린 아파트의 평균 월세가 5000달러 넘는다. 비싼 월세는 집주인에게 고수익을 준다. 오랜 기간 뉴욕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짓고 세를 놓아 수입을 올리는 사업모델이 성행했다.
아파트 임대사업자와 더불어 은행도 함께 성장했다. 뉴욕커뮤니티은행(NYCB)이 대표적이다. 165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은행의 자산은 최근 3년간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봄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의 자산도 인수해 자산순위 30대 은행이 됐다.
이 은행의 주력 상품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다. 그 대부분이 아파트 등 임대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이다. 전체 자산의 34%에 달한다. 이 담보대출의 연체율은 매우 낮다. 연체율이 0.3%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도 최근 이 은행은 월가 관심권의 한가운데에 있다. 지난달 주당 10달러 넘던 주가가 이달 들어 반토막 났다. 매년 상당액의 흑자를 실현한 수지가 지난 분기에 갑자기 순손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또한 매 분기 주당 17센트를 지급한 배당금도 70% 넘게 삭감했다. 그 여파로 지역은행 주가지수가 10%가량 하락하면서 금융불안에 다시 불이 붙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소방수로 나서 위기확산을 진화해야 했다.
NYCB가 주목받는 것은 단지 적자전환 때문만은 아니다. 그간 미 금융불안의 뇌관으로 여긴 상업용 부동산 부실화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중소형 은행이 아니라 7개 주에 걸쳐 395개 지점을 거느린 대형은행임에도 휘청했다.
경영부실의 배경에는 자산 다각화의 실패가 자리잡고 있다. 자산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에 편중됐다. 그러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다. 바로 과다한 정부규제다. 이 은행이 중점적으로 대출해준 뉴욕 임대주택산업은 최근 홍역을 치렀다.
2019년 개정된 주택임대료 안정조례 때문이다. 과거에는 세입자가 나가 공실이 생기면 상당폭의 월세인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개정된 조례로 인해 임대료의 현실화가 불가능해졌다. 그 여파로 임대주택 가격이 폭락했다. 소유주는 비용을 아끼느라 수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담보가액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차입자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NYCB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두 단계나 내렸다. 대형은행이 발행한 채권이 정크본드로 떨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NYCB의 자산규모가 1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SIBs)이 됐다. 이들 은행은 각종 스트레스테스트의 대상이 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를 비롯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집중된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고 손실이 커진다.
경영진이 주식매수에 나서고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이 은행의 주가하락은 일단 멈췄다. 그렇다고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경제에 자신감을 가진 연준이 과거와 달리 은행의 파산을 용인할 태세여서다. 금융불안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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