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 ‘獨-덴마크 순방’ 4일 전 돌연 연기… 대체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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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24일로 잡혔던 독일 국빈 방문과 덴마크 공식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이번 순방을 놓고 지난해 12월 대통령 부부가 네덜란드 한 곳만 국빈 방문했던 일정과 묶어 생각할 때 "너무 순방이 잦다"는 지적이 나온 게 사실이다.
상대국 일정이나 국빈 방문 형식 때문에 여의치는 않았겠지만 인접한 네덜란드와 독일, 덴마크 3개국을 한 번에 순방할 수 있었음에도 두 달 간격으로 두 번 방문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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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도 출국에 임박해 순방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적은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로 미국 방문을 순연하거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시 일왕의 건강 악화로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등 국내 혹은 상대국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고 국민에게도 명확히 설명됐다. 이번처럼 공식 설명 없이 여러 요인 검토라는 말만 내놓은 채 순방 연기를 발표한 것은 전례가 없다.
대통령실이나 여권 주변에선 “정무적 결단에 따른 것” “총선 쟁점 차단” 등의 비공식 설명이 나오고 있다. 4월 총선을 5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순방 자체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얘기다. 특히 윤 대통령의 KBS 녹화 대담 이후에도 명품백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순방을 가더라도 정상회담 자체보다 김건희 여사의 동행 여부나 화려한 행사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관심을 끌게 되고, 결국 총선 여론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렸다는 것이다.
이번 순방을 놓고 지난해 12월 대통령 부부가 네덜란드 한 곳만 국빈 방문했던 일정과 묶어 생각할 때 “너무 순방이 잦다”는 지적이 나온 게 사실이다. 상대국 일정이나 국빈 방문 형식 때문에 여의치는 않았겠지만 인접한 네덜란드와 독일, 덴마크 3개국을 한 번에 순방할 수 있었음에도 두 달 간격으로 두 번 방문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앞서 11월엔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했다.
그렇다고 해도 출국 나흘을 앞둔 순방 연기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외교적 결례가 아닐 수 없다. 독일, 덴마크 측이 양해를 했다고 하나 외국 정상의 국빈·공식 방문 준비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겠나. 두 나라 정상의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했다. 이번 순방에 동행하기로 한 경제사절단, 상대국 경제인에게도 큰 불편을 끼쳤다. 애초 유럽 순방 일정을 좀 더 정교하게 짰어야 했다. 추후라도 명확한 경위와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구구한 억측만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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