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감사실 인사 강행 이유가 ‘불공정 보도 특별감사?’

강한들 기자 2024. 2. 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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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신임 사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아트홀로 들어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과거 KBS 보도에 대해서 ‘특별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앞서 지난 8일 감사실장을 교체했다. 특별기구를 통한 조사는 위법 논란이 있으니 박 사장이 감사를 통해 지난 정권 시절 KBS 보도를 징계하려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권순범 KBS 이사의 “불공정과 관련해서 KBS의 신뢰를 까먹는 일이니, 특별감사를 요청할 계획은 없냐”는 질의에 “진미회(진실과 미래 위원회) 같은 특별 기구를 통한 조사나 조치가 여러 법률 논란이 있어서 공식 기구의 감사를 통해 조사, 특별감사 등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감사 인사를 했고, 사과를 공식적으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는지 공식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해 11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오세훈 생태탕 의혹’ 보도 등 대표적 불공정 보도 사례 4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주요 불공정 방송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백서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불공정 보도’의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2022년 2월 법원은 지난 정권에서 KBS가 특별 기구 ‘진실과 미래 위원회’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징계한 것이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노동자에게 ‘불이익 사항’은 노동자의 동의를 얻었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사장은 이날 불공정 보도 백서에 대해서도 “KBS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과 전문가로 구성하려 하는데 의외로 희망하거나, 본인이 수락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서 계속 추진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8일 감사실장을 교체했다. 박찬욱 KBS 감사는 “감사 독립성을 침해하는 부당한 인사 발령은 취소돼야 한다”고 즉각 반발했다. 박 감사는 KBS 사측이 감사의 동의를 얻지 않고, 감사와 직원 인사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인사 검증 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서장 발령을 냈다고 주장했다. KBS 사측은 “인사권은 사장에게 있고, 감사의 동의가 필요하다면 사장의 인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봤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 측의 동의를 얻어 자체 조사 기구를 꾸리기 힘들어지자, 인사를 통해 감사실을 장악해 지난 정권 시절 KBS 보도와 프로그램 불공정성에 책임을 가리려 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감사실을 동원해 자신이 불공정 보도였다고 지적한 보도와 관련한 취재진, 제작진을 징계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의 독립성을 무시한 것으로, 대놓고 감사실을 손발처럼 좌지우지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다름없다”고도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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