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늦어지는 금리인하… `파킹자금` 급증

김경렬 2024. 2. 14. 18: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돈이 '대기성 자금'인 단기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 대통령 선거와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등 어수선한 국제 정세가 중장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어 통상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일로
MMF 수신고 한달새 26兆 ↑
CMA 잔고 77.5조 역대 최고
국채금리·외환 등 변동성 커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연합뉴스>

글로벌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돈이 '대기성 자금'인 단기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 대통령 선거와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등 어수선한 국제 정세가 중장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 수신고는 전달보다 26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매달 평균 18조3000억원 늘어난 데 비해 12조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어 통상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또다른 단기 상품으로 꼽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은 지난 13일 기준 77조518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증권사 계좌에 넣어뒀거나 주식을 판 뒤 찾아가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도 52조9755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원 이상 불었다.

미국 역시 '파킹 자금'(주차하듯 잠시 맡겨두는 돈)이 늘고 있다. 미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미 MMF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달말 기준 6조12억달러(약 8021조원)로 집계됐다. 2019년 말 대비 50% 늘어난 수준으로 사상 최대다. 금융권에서는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확대로 채권 시장에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1월 미 CPI는 불확실성에 기름을 부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2.9%)를 넘어 전년 동월 대비 3.09% 상승하면서 미 중앙은행(연준·Fed)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5%,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3.9%로 나타났다.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까지 60%에 달했으나, 하룻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외환 및 국채 시장은 모두 흔들렸다. 13일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0.145%포인트 상승한 연 4.315%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고치다. 14일 한국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150엔을 돌파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실장은 "MMF에 모이는 돈은 보통 고액 자산가나 기업들의 자금"이라면서 "개인들이 최근 10조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 MMF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보다 확실한 신호를 보낼 때까지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