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귀에서 '윙~'소리 들린다면 '이명' 의심해봐야

2024. 2. 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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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전 집을 나설 때 챙기는 준비물로는 무엇이 있을까. 핸드폰과 지갑, 각종 서류, 노트북 등 천차만별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꼭 챙기는 익숙한 물건이 있다. 바로 이어폰과 헤드폰이다.

실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고 음악 감상이나 영상시청을 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출퇴근길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루한 출퇴근 시간을 달래줄 뿐만 아니라 시끄러운 주변 소음을 지워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Y2K(2000년대 세기말 감성)'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헤드폰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무선 헤드폰의 상품 검색량은 전년 대비 5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헤드폰이 음악 감상 목적의 음향기기로만 활용됐던 과거와 달리 외출 시 언제나 소지하고 다니는 일상적인 물건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문제는 이어폰과 헤드폰을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자칫 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해 '이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이란 청각적인 외부 자극이 없음에도 귓속에서 잡음이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느껴지는 잡음은 매미 우는 소리, 냉장고 소리, 번개 치는 소리 등 다양하다.

본래 이명은 나이가 들어 청력이 감소하며 경험하게 되는 질환이지만 최근 잦은 소음, 스트레스 등에 노출된 젊은 연령대에서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20~30대 이명 환자는 2018년 4만9890명에서 2022년 5만4363명으로 약 9%나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연령대 환자 증가율인 5.6%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원장

이명은 주변 소음 환경과 관련이 깊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소음에 노출돼 있다. 조용한 사무실의 소음이 50데시벨(dB) 정도라면 출퇴근길 철로변 열차 소음은 80dB에 달한다. 특히 주변 소음을 덮기 위해 이보다 더 큰 음량으로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85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는 이명과 함께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이 발생할 위험을 크게 높인다. 대안으로 주변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능인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제품들도 보급되고 있으나 아직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어폰이나헤드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이명은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턱관절장애 등근골격계 질환과 동반돼 나타나기도 한다. 턱과 목, 허리 등에 발생한 신체의 불균형이 귀로 향하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명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나타나는 만큼 조기에 전문적인 진료에 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대표적인 이명 치료법으로 침치료를 실시한다. 이문혈,청궁혈,예풍혈 등 귀 주변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턱이나 목 근육의 긴장이 부드럽게 풀어져 근골격계 통증과 이명 증상이 완화되고 혈액순환도 원활해진다.

실제로 국내 이명 환자들의 경우 침치료를 받는 비중이 매우 높다. 자생한방병원이 국제학술지 '건강관리(Healthcar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활용해 이명 환자의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침치료 시행건수는 20만3723건으로 의과에서 진행하는 정밀검사(14만1201건)보다 더 많았다.

무엇보다 이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큰 소음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주변의 소음이 우려된다면 귀마개를 적극 사용하도록 하자. 특히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할 때는 낮은 음량으로 짧은 시간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앞서 설명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이용하면 최대 12dB까지 볼륨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피로와 스트레스는 이명을 심화시키므로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해 과로를 삼가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난다'는 말이 있듯 너무 큰 이어폰·헤드폰 음량은 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소한 청취 습관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귀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자.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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