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월에도 3.4조원 늘어…잔액 1100조원 목전

홍성완 기자 2024. 2.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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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증가 폭 5조원 육박…2금융권 가계대출은 감소세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가 또 다시 증가하면서 1100조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은행 이자 부담에 의한 내수시장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은행 창구 전경 ⓒ홍성완 기자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8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한 달 사이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3조1000억원 늘었던 은행권 가계대출은 1월 들어 증가규모(3조4000억원)가 소폭 더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는 역시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늘었기 때문이다. 1월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855조3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4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21년 1월(5조원 증가)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 큰 증가 폭이다.

이날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발표한 '2024년 1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1월 은행권의 주담대는 2조4000억원 늘며 지난해 12월(1조4000억원) 보다도 증가규모가 1조원 더 증가했다. 여기에 주택도시기금이 3조9000억원 늘면서 주담대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에 정책모기지는 1조4000억원 줄었다. 

1월 은행권 주담대(2조4000억원)의 세부내역을 보면 일반개별대출과 집단대출이 각각 3조3000억원, 9000억원 증가한 반면, 전세자금 대출은 1조9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 측은 "주담대는 대출금리 하락에도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과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상업용 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의 1월 전체 기타대출은 한 달 동안 1조5000억원 줄었다.

한국은행 측은 "기타대출은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했으나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가 있었던 전월(-2조원)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1월 전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6000억원 감소하며 은행권 가계대출(3조4000억원 증가) 증가폭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은행권과 2금융권을 합친 주담대는 4조1000억원 늘어나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고, 기타대출은 3조3000억원 줄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2금융권의 1월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상호금융권과 보험업권이 각각 2조5000억원, 5000억원 줄면서 감소세를 주도했다. 반면에 여전사 및 저축은행은 각각 4000억원, 1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1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소폭 확대됐으나, 작년 하반기 월평균(3조8000억원 증가)의 4분의 1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은행권 자체 주담대 증가세가 다소 확대되는 등 시장상황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변동 가능한 만큼, 향후 주택시장 동향 및 가계대출 증가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DSR 예외사유 축소,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주금공 사업개편 등 가계부채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밝혔으나,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황건일 신임 금융통화위원은 한국은행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수 쪽이 여전히 좀 어려운 것 같고 역시 가계부채 문제가 큰 것 같다"며 "과거와 달리 경제의 블록화와 분절화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5조9000억원 감소했던 기업 대출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월 기업대출 잔액은 1254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7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5조2000억원이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은 7000억원 감소했다.

회사채는 연초 기관들의 높은 투자수요를 배경으로 기업들이 선차환 등을 위해 발행을 늘리면서 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4조5000억원 순발행됐다.

자금 흐름을 나타내는 예금은행의 1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294조10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28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수시입출식예금이 전월 일시 유입된 법인자금의 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이 겹치면서 55조2000억원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기예금은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의 자금 유치 등의 영향으로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2조3000억원 줄었고, 은행채는 5000억원이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6조2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 26조1000억원이 몰렸고, 채권형 펀드에도 5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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