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美공장 앞세워 실적개선 시동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전기차 성장둔화에 타격
조지아·테네시 신공장 가동
배터리 효율개선 부품도 호조
올해 수익성 회복 본격화
전 세계 차량용 열관리 부품 시장을 일본 덴소와 양분하고 있는 한온시스템이 전기차 수요 둔화의 여파로 우울한 4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용 열관리 시스템 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제품 수요가 뒤따라주지 못해 수익성이 정체된 모습이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바닥을 다지고, 올해부터 실적 반등을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4625억원, 영업이익 532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48.9% 줄었다. 연간 실적 기준으로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0.8% 증가한 9조5593억원, 영업이익은 8.1% 늘어난 2772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이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이 1년 만에 반 토막 난 데에는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 선제적인 투자가 현시점에선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온시스템은 미국 조지아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4000만달러(약 530억원), 1억7000만달러(약 227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전년 대비 14% 늘어난 4430억원을 투입했다. 최근 5년간 R&D에 쓴 돈이 1조8750억원에 이른다.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늘고 있다는 점도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이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감가상각비는 총 5980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2.2배 수준에 달했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덩치를 키우면서 뒤따라온 결과다. 한온시스템은 2019년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 사업부문을 12억3000만달러(약 1조640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서만 연간 300억원가량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했다. 기존 내연기관차용 부품 설비에 친환경차 부품 설비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감가상각비가 늘어났다.
한온시스템이 추진한 전동화 투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서 전기차 양산을 개시함에 따라 한온시스템 조지아 신규 공장에서도 열관리 부품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차세대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한온시스템은 여기에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 부품을 공급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히트펌프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한온시스템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히트펌프는 배터리에서 발생한 열을 실내 난방에 재활용하는 기술로, 이를 전기차에 장착하면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온시스템의 수주잔액은 총 510억달러(약 68조원)로, 이 가운데 약 70%는 전동화 차량용 부품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온시스템 전체 매출에서 전동화 차량용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6% 수준이다. 한온시스템의 전동화 차량용 부품 매출은 지난해 2조4800억원으로 1년 새 17% 늘었다. 일례로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완성차 기업들에 전동식 공기압축기(e컴프레서) 300만대를 공급했다. e컴프레서는 차량 에어컨 동작 관련 장치로, 전기차에선 냉매를 순환시켜 배터리팩을 안전한 작동 온도로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롤스로이스 전기차 '스펙터'에도 한온시스템의 e컴프레서가 들어가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실적 전망치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44.3% 증가한 액수다. 또 한온시스템은 내년 전망치로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제시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률을 40~50%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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