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20년 재도약] '밸류업 장인' MBK…19년간 투자자에 27조 돌려줘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2024. 2.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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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개국에 집중투자
40조 운용 亞최대 PEF 등극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인수
8년만에 6배 넘는 차익 실현
지난해 오스템임플 인수 등
고령화 시대 헬스케어 주목
10조 신규펀드 조성도 속도

연간 입장객만 1300만명에 이르는 아시아 두 번째 규모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관광지다.

하지만 한때 USJ 주인이 우리나라 회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그 회사는 USJ를 인수해 8년간 운영한 후 평균 5.8배의 시세차익을 보고 팔았다.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이야기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컴캐스트 산하 NBC유니버설에 USJ 지분 51%와 경영권을 매각했다. 2009년 골드만삭스, 아울크리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USJ를 인수한 지 6년 만이다. 당시 매각가는 기업가치 기준 7500억엔(약 7조5000억원). 인수할 당시 1350억엔(약 1조3500억원)이었으니, 51%만 팔고도 5.5배나 차익을 본 셈이다.

컴캐스트는 2017년 컨소시엄의 USJ 잔여 지분 49%마저 인수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2015년보다 더 상승한 8400억엔(약 8조4750억원). 매각가와 매각 지분율을 계산하면 MBK파트너스는 USJ를 7941억엔(약 8조119억원)에 팔아치웠다는 결론에 이른다.

USJ 매각은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공개 거래(프라이빗딜)로 기록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컨소시엄 지분 23.57%를 가지고 있던 MBK파트너스의 수익을 1조5000억원으로 추산한다. 그리고 이 중 5분의 2(약 6000억원) 이상이 투자자였던 국민연금(NPS)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40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면서 국내외 연기금을 비롯해 출자자(LP)에 돌려준 투자 회수금이 27조원에 달한다. 국민 노후를 지탱하는 연기금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것이다.

2005년 3월 설립 후 총 73건에 투자했고, USJ 건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43건의 투자가 회수(엑시트)됐다. 설립 후 19년간 한·중·일 동북아시아 3개국 투자에 집중해온 MBK파트너스는 19% 이상의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을 기록 중이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실력은 고객인 전주(錢主)들이 재투자로 증명하고 있다. 10조원 규모로 모집 중인 6호 바이아웃 펀드가 조성된 지 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32억달러(약 4조1000억원)를 모으면서 1차 클로징했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MBK파트너스의 투자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계 경기에 부침이 적은 내수 위주 기업, 해당 업계 3위 안에 들어가 있고, 세일즈 파이프라인이 잘 갖춰져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기업을 집중적으로 노려 인수 후 가치를 높인(밸류업) 뒤 파는 방식이다.

항상 시장과 언론에서 주목받는 MBK파트너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데도 익숙하다. 2017년 포트폴리오 기업이었던 ING생명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시키면서 대주주가 PEF 운용사인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는 첫 사례를 남겼다. 이후 삼양옵틱스와 케이카가 잇달아 상장됐다.

이 밖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지난해 공개매수를 실시한 오스템임플란트와 한국앤컴퍼니 역시 역사가 짧은 편인 우리나라 PEF 업계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실버 산업과 헬스케어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관련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에 부침이 적고 현금 창출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앞서 설명한 투자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2022년 치과용 구강 스캐너를 만드는 메디트와 임플란트 회사인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한 것도 헬스케어와 실버 산업을 모두 겨냥한 행보로 꼽힌다. MBK파트너스가 최근 3년 동안 한·중·일 3국에서 인수한 헬스케어 기업만 6곳, 인수 금액으로는 최소 6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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