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들고 잠적한 전남편, 양육비 막막했는데…" 반색한 한부모들

오석진 기자 2024. 2. 14. 17: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부모가정의 부모들은 정부가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도입한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B씨는 "한부모 가정이 154만명인데 양육비 회수를 위해 재산조회를 모두 신청해야 하는 상황인 걸로 안다"며 "그 많은 한부모가정에 선지급제를 전부 시행할 수 있을진 의문이지만 최대한 많은 미혼부모가 도움을 받아야 정책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금도 한부모가정의 경우 한시적으로, 제한적인 금액의 양육비 긴급지원을 받을 수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T리포트] '배드 페어런츠', 이제 국가가 나선다③ 한부모 가정 목소리 들어보니
2021년 6월9일 김경선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 한부모가족 양육비 이행지원 개선 방안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양육비 이행 절차 개선이나 소송기간 단축, 한시적 양육비 긴급 지원에 대한 발표 내용도 있었다./사진=뉴스1


#서울에서 홀로 6살 딸을 키우는 박모씨(38)는 2020년 전남편에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남편은 박씨의 명의로 주택대출금을 받아 잠적한 터였다. 박씨는 지난해 양육비 지급 이행명령을 받아냈다. 하지만 양육비는 다시 밀리기 시작했고, 이를 받기 위해 또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한부모가정의 부모들은 정부가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도입한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운데 법정 소송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부담이었는데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다.

서울에 사는 미혼모 A씨(44)는 14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양육비 선지급제에 대해 "꼭 필요했고 진작에 시행됐어야 할 제도라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혼모 B씨(45)도 "당연히 시행해야 하는 제도다. 믿기 어렵다"며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법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정부가 의지를 갖고 양육비를 제대로 회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는 비양육자들로부터 국가가 확실히 회수를 해야한다"며 "국세청이 밀린 세금을 어떻게든 받아내는 것처럼 밀린 양육비도 그렇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선지급 대상자의 범위도 크게 넓혀야 한다고 했다. B씨는 "한부모 가정이 154만명인데 양육비 회수를 위해 재산조회를 모두 신청해야 하는 상황인 걸로 안다"며 "그 많은 한부모가정에 선지급제를 전부 시행할 수 있을진 의문이지만 최대한 많은 미혼부모가 도움을 받아야 정책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금도 한부모가정의 경우 한시적으로, 제한적인 금액의 양육비 긴급지원을 받을 수는 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권자에게 정부가 최대 12개월동안 매달 20만원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 부모들은 긴급지원 대상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성토한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생계급여'나 '긴급복지지원법상 생계지원'을 받고 있다면 긴급지원 대상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복지제도를 폭넓게 활용할 수 없고,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인다는 뜻이다.

박씨는 "긴급지원제도 대상자 대부분이 가난한데 중복혜택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긴급지원을 포기한다"라며 "결국 대부분이 수급자 혜택을 택한다"고 말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