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조원 손실 홍콩 ELS, 10년간 은행 배당 '발목'잡는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은행들이 거액의 손실 배상금과 과징금을 물게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많게는 1%포인트 이상 하락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 하락에 따라 홍콩 ELS 투자자 손실율이 최근 53%를 돌파해 손실규모가 7000억원(증권 판매 합산)을 넘어섰다. 홍콩 ELS 총 판매규모는 19조원으로 현 지수 기준으로 올해만 7조원대 손실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규모 손실의 원인 중 하나로 은행권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은행 자본건전성의 핵심지표인 보통주 자본비율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위기시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순수한 자본력으로 보통주 자본(분자)을 위험가중자산(분모)로 나눠 계산한다. 위험가중자산은 신용·운영·시장 리스크 등 3가지를 합산한다. 홍콩 ELS 사태로 인해 은행이 거액의 손실 배상금과 과징금을 물게 되면 운영리스크가 늘어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불어난다.
예컨대 은행 전체 판매금액 16조원 중 60% 손실이 확정되고, 손실액의 30~60%의 배상비율이 정해진다면 약 3조~6조원 규모의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설명의무 위반에 따라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이 부과되면 추가로 최대 7조~8조원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두 금액만 합산해도 10조~14조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해 운영리스크에 반영해야 한다.
물론 운영리스크는 영업지수요소와 내부손실승수의 곱으로, 복잡한 가정과 산식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기 때문에 은행별로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총 위험가중자산은 216조원이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98조원, 187조원이었다.
'분자'인 보통주 자본도 감소할수 있다. 홍콩 ELS 충격에 따른 순이익 감소, 충당금 적립액 증가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분모가 늘고 분자는 줄어 보통주 자본비율이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은행별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이 비율이 1% 포인트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운영리스크는 바젤3 국제 기준에 따라 향후 10년간 자본비율에 영향을 준다. 올해 홍콩 ELS 사태로 발생한 비용은 오는 2033년까지 위험가중자산에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등은 보통주 자본비율 13%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추가 배당을 약속했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13.58%) 신한금융(13.13%) 하나금융(13.22%) 등 3개 지주회사가 13%를 웃돌았다.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에 홍콩 ELS 사태 여파로 13%를 초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 ELS 사태가 상장사인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에까지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배상안 마련에 너무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며 "자본비율이 하락하면 배당여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데,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주환원 기업밸류업에도 역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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