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전화 안 끊죠"…'1337억설' 김하성 트레이드 문의 폭주는 사실, 그러나 쉽게 안 내준다

김민경 기자 2024. 2. 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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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하성의 상황과 관련해서 우리 구단이 비시즌 동안 취한 자세는 일관적입니다. 오는 전화는 절대 끊지 않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핵심 내야수 김하성(29)은 올겨울 내내 트레이드설에 시달렸다.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주가를 높였는데, 올해 연봉은 800만 달러(약 106억원)로 메이저리그에서 주축 선수 기준으로는 매우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김하성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샌디에이고가 연장 계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 지금이 가장 가치 있게 트레이드할 수 있는 시기인 것은 사실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도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 뜨거워지자 직접 목소리를 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 훈련지에서 미국 현지 취재진과 만나 김하성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김하성 트레이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샌디에이고는 일단 상대팀이 어떤 조건으로 김하성을 받길 원하는지는 다 듣고 있다. 물론 샌디에이고는 덥석 상대팀의 제안을 수락하기는 어렵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핵심 전력이기 때문. 샌디에이고가 먼저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상황도 아니기에 신중 또 신중하다.

프렐러 단장은 "우리 구단은 수많은 우리 선수와 관련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하성의 상황과 관련해서 우리는 비시즌 내내 꾸준한 태도를 취해왔다. 일단 오는 전화는 절대 끊지 않고 있다. 이건 어느 선수와 관련해 어느 구단이 전화해도 마찬가지다. 항상 다 듣는다"고 먼저 이야기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은 아니다. 김하성은 우리 팀에서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팀이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김하성이 다이아몬드의 중앙(유격수나 2루수)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당장 샌디에이고가 포기하기 힘든 요소를 많이 갖춘 선수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어디에 둬도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준의 수비를 펼치는데, 몸값은 저렴하다. 적극적인 도루 시도와 호수비와 같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자주 펼치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 도중 헬멧이 벗겨지는 건 이제 김하성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3년 사이 샌디에이고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샌디에이고가 지난해 12월 주전 외야수인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한꺼번에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는 과감한 시도를 하긴 했지만, 김하성까지 그럴 수 있을까 라는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MLB.com은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내야 여러 포지션에서 수비 재능을 보여주고 있고, 타석에서는 (상대 배터리에게) 성가신 존재다. 클럽하우스는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김하성 ⓒ 97.3더팬
▲ 김하성이 현재의 기량만 유지해도 총액 1억 달러 이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도 트레이드설이 멈추지 않는 것은 여전히 샌디에이고에 내야수가 너무 많아서다. 지난해는 3루수 매니 마차도, 유격수 잰더 보가츠, 2루수 김하성,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주전으로 뛰었고, 올해도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예정인데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된다. 지난해 외야수로 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어깨 탈구 부상 전까지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평가받았고, 지금도 유격수 로망을 아예 포기하진 않았다. 또 샌디에이고 내부 유망주 2위인 잭슨 메릴은 차기 주전 유격수로 평가받는다. 당장은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는 게 먼저라 외야수 병행을 준비하고 있지만, 메릴이 구단의 기대치까지 성장했을 때는 보가츠와 김하성, 메릴까지 유격수를 3명이나 데리고 있게 된다.

내야와 비교하면 외야와 선발 뎁스는 너무도 약하다. 외야는 소토와 그리샴이 나간 자리를 채울만한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고,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떠날 선발 로테이션에 생긴 큰 구멍도 아직 막지 못했다. 김하성으로 더 급한 포지션을 꽤 가치 있는 선수들로 채우라는 게 미국 언론의 주장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미국 언론은 올해도 김하성이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1억 달러(약 1336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마차도, 크로넨워스, 타티스 주니어, 다스빗슈 유 등 고액 장기 계약자들이 많아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그리 높이 점쳐지지 않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올겨울 몸집을 줄이는 작업에 열중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작별할 적기가 지금이니 트레이드설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당장 김하성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마차도가 지난 시즌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아 개막 때까지 수비를 하기 어려우면 3루수 대안 1순위가 김하성이다. 또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을 서울 고척돔에서 '서울 시리즈'로 치르는데, 서울시리즈 전에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면 김하성 고국에서 열리는 잔치에 찬물을 끼얹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김하성은 자신과 관련한 트레이드설이 도는 게 익숙하기에 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트레이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구단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나가고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를 고수하기 어려운 팀 환경과 관련해서는 "미국에 와서 (유틸리티 능력은) 내 장점이 됐다. 어디를 나가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팀 상황에 따라 (포지션은) 어디든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하성은 여러모로 당장 샌디에이고가 포기하기 힘든 선수인 것은 분명이다. 그러나 프렐러 단장은 언제 기행을 저지를지 모르는 '매드맨'이다. 언제 어떤 변칙적인 행동을 취할지 모르지만, 김하성을 쉽게 트레이드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생각은 분명히 밝혔다.

▲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중앙 내야수인 김하성은 가치가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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