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첫 단수공천, 용산 출신 '0명'…尹 40년지기도 탈락

박소연 기자, 박상곤 기자 2024. 2.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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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윤심 공천' 의혹 차단 주력…주요 경쟁지역 경선 속 '송파갑 박정훈' 단수공천 눈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한 번째,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2.13.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나경원 전 의원과 이용호·조은희·배현진 의원 등 4·10 총선을 위한 단수추천 후보자 25명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지기도 컷오프시키는 등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천' 의혹 차단에 주력한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공천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면접을 진행한 서울·광주·제주 지역 심사 결과 서울 19명, 광주 5명, 제주 1명을 다수 후보자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단수공천은 특정 지역구 후보 한 명을 공관위가 정하는 제도다. 국민의힘 단수공천은 △복수의 신청자 중 1인의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 △공천신청자가 1인인 경우 등에 가능하다. 공천 신청자가 국회의원이나 원외당협위원장인 경우 경쟁력 40%, 도덕성 15%, 당 기여도 15%, 당무감사 20%, 면접 점수 10%, 비 당협위원장의 경우 경쟁력 40%, 도덕성 15%, 당 및 사회 기여도 35%, 면접 10% 점수를 합산해 평가했다.

공천 신청자가 1인인 지역구 중에선 서울 은평을이 단수공천 지역에서 제외됐다. 서울 강서을의 경우 전 당협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이 공천 '부적격'으로 판단되면서 박대수 의원이 홀로 공천 심사를 받았으나 단수공천에서 제외됐다.

서울 마포갑에서 뛰다가 막판에 서대문갑으로 선회한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은 6명의 경쟁자를 따돌리고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 위원장은 '지역구를 옮긴 지 일주일만에 단수공천을 받았다'는 질문에 "간 지 얼마 안 됐는데 데이터가 잘 나왔다"며 "쉽지 않은 지역이라 단수공천 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역구(서울 강남구갑) 대신 험지 출마를 결단한 태영호 의원도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제6차 회의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2.14. /사진=뉴시스

주요 인사들이 동시에 도전장을 낸 지역구의 경우, 서울 송파갑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수공천에서 제외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지기 친구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안형환 전 의원 등이 동시에 맞붙은 송파갑은 경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과 달리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 위원장은 석 전 사무총장에 대해 "컷오프(공천배제) 된 게 맞다"며 "여러 지표나 그런 것들이 안되기 때문에 시스템 공천을 통해 박정훈 후보 1인으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택한 송파갑 현역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것은 공천이 아니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며 "용산의 힘, 연판장의 힘"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진 의원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강남을은 이번 단수공천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 의원과 이 전 비서관 모두 험지 차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하태경 의원, 이혜훈 전 의원이 경쟁하는 서울 중·성동을, 윤희숙 전 의원과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이 경쟁하는 서울 중·성동갑, 박성중·지성호 의원과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공천을 신청한 서울 서초을, 김근식 전 당협위원장과 김성용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맞붙은 서울 송파병,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박용찬 전 당협위원장이 맞붙은 서울 영등포을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조수진 의원과 정미경 전 의원,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이 경쟁하는 서울 양천갑, 조정훈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 경쟁하는 마포갑, 전주혜 의원과 윤희석 대변인이 경쟁하는 서울 강동갑도 이날 단수공천 명단에서 빠졌다.

정 위원장은 이들 지역이 단수공천 지역에서 제외된 데 대해 "지지도 차이, 당선 가능성을 조금 더 생각하기 위해 보류했다"고 밝혔다. 단수공천으로 발표되지 않은 지역은 향후 경선, 우선추천 또는 재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내각이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단수공천 지역에서 빠진 데 대해선 "헌법가치에 충실한 분, 그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분들이 기준이다. 용산에서 왔는지 당에서 왔는지는 관계 없이 승리 가능성이 높은 분들을 쿨하게 정했다"며 "시스템공천으로 데이터를 보고 하니 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지 눈에 들어왔다. 공관위원들 사이에 거의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단수공천 결과와 관련 만족감을 표했다. 한 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석동현 전 사무처장의 컷오프 이유를 보고받았나'란 질문에 "제가 처음에 공천을 할 때 보수정당 최초의 시스템 공천을 신청한다고 말했잖나"라며 "제가 공관위에 처음 강력히 요구한 것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룰을 먼저 정한다는 것이고 실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룰에서 누가 어떻게 탈락할지 어떤 상황이 될지는 모르지만 룰을 그런 방식으로 정하게 되면 뜻 있는 정치인은 승복하게 될 것"이라며 공천 부적격 판정을 수용한 김성태 전 의원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공천 배제된 분들이 개혁신당에 간다고 타진한다'는 질문엔 "그런 정도의 공공성과 그런 정도의 정치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면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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