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진 용퇴 압박…'찐명 꽂기' 사전작업 논란

김지은 기자 2024. 2. 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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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새 술은 새 부대에"…공천 물갈이 분위기 조성 나서
설 연휴 전 만난 인재근은 불출마, 추미애는 전략공천 검토
재선 문학진엔 불출마 종용…찐명 안태준 특보 밀어주기 분석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1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일부 중진급 전현직 의원들에 불출마를 요청하면서 해당 지역구에 '찐명(찐이재명)'계를 꽂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떡잎이 저야 새순이 자란다"며 공천 과정에서 인적 쇄신을 단행할 뜻을 거듭 내비쳤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공천 개입 논란과 함께 형평성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이 대표는 13일 밤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며 재차 쇄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재선의 문학진 전 의원 등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전·현직 의원들에게 사실상 용퇴를 촉구하며 이른바 올드보이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문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지지율이 꼴찌라며 "후배들에게 길을 터달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대선캠프 초창기 멤버인 문 전 의원은 경기 광주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친명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같은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안태준 이 대표 특별보좌역이 찐명으로 평가받는다. 안 특보는 원외 친명 핵심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으로 이 대표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성남산업진흥재단 이사,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서울 도봉갑 3선 인재근 의원과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인 의원 요청에 따라 마련된 자리지만, 이 대표도 불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이 대표 측근이자 '10호 인재'로 영입된 김남근 변호사의 전략 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설 연휴 전 따로 만난 추미애 전 대표와는 총선 출마 거취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을 뿐 불출마를 요구하지 않았다. 당은 추 전 대표의 서울 지역구 전략 공천을 검토 중이다. 반면 친명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추 전 대표와 임 전 비서실장은 모두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론에 휩싸여 있다.

이 대표의 행보는 이 대표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함께한 찐명 인사들의 출마 선언과 맞물려 뒷말을 낳고 있다. 이들은 비주류 현역의원 지역구나 전략 선거구 곳곳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략 공천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물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중·성동갑에는 친명계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략 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부위원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서 이 대표 변호를 맡은 측근으로 친명 중에서도 '찐명'으로 분류된다.

논란이 일자 조 부위원장은 중·성동갑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기상 의원이 현역인 서울 금천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경기도지사 청년비서관을 지낸 모경종 전 당대표 비서실 차장은 지난 1일 인천 서구을로 총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비명계 신동근 의원과 맞붙게 됐다. 성남시청 출신인 천경배 당대표실 국장은 비명계 서삼석 의원 지역구인 전남 영암무안신안에 출사표를,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공천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 대표가 직접 나서자 당내서는 "공천에 개입하는 것이냐"며 부적절하다는 반발도 나온다. 특히 이 대표의 설득 대상에 친명계 인사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천 잡음은 이미 불거졌다. 문학진 전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대표의 불출마 종용을 겨냥해 "이 대표가 '친위부대'를 꽂으려고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원은 "우리 캠프가 지난 2~3일 의뢰해 4명의 예비후보에 대한 적합도 조사(여론조사)에 들어간 결과에서는 1등과 4등이 정확히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선에서 무리수를 둬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표는 직접 반박했다. 그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공식 조사 결과"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문 전 의원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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