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만난 유전공학, 어떤 파괴력 가져올까?

이준기 2024. 2. 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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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ICT 융복합 연구 확대해야"
KISTEP 수요포럼서 바이오 전문가 주장
AI, 유전공학, 합성생물학 등 기술융합 확대
조일주 고려대 의대 교수가 14일 'KISTEP 수요 포럼'에서 '뇌기능 증진을 위한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김주원 KISTEP 생명기초사업센터장이 '초인류 시대로의 여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이 '휴먼증강-바이오 융합기술 발전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인간 한계를 극복하는 진정한 휴먼 증강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바이오와 의료기술, ICT 등의 융복합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가 가속화돼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질병과 장애뿐 아니라 인간의 육체적·정신적·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보다 광범위한 바이오 융복합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14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개최한 '제166회 수요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초인류 시대 구현을 위해 바이오를 의약, AI, 제조 기술 등과 접목하는 '바이오 융복합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인간의 한계 극복을 위한 초융합 혁신과 도전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인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바이오 융복합 기술의 진화와 인간 증강로봇,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기술 등을 위한 정부 R&D 투자 정책과 전략적 방향성, 목표지향적 융복합 연구 등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김주원 KISTEP 생명기초사업센터장은 '초인류 시대로의 여정'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에너지, 환경, 보건 등 인류 공통의 난제 해결은 단일 기술로 달성이 불가능하다"면서 "새로운 학문과 산업의 등장 속도가 전례없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단일 프로젝트, 단일 기업, 단일 국가가 모든 것을 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기에 융합기술이 앞으로의 기술발전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분야에서는 질병, 장애를 넘어 인간의 종(種)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바이오 융복합기술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AI, 나노기술, 유전공학, 3D 프린팅, 합성생물학 등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 기술 등장으로, 기술융합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신산업 융합도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령,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 3D 바이오 프린팅과 바이오 인공장기, 항노화 치료제, 유전자 편집 및 유전자 치료 기술 등의 바이오 융복합 기술은 빠른 속도로 혁신이 진행됨에 따라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어 인간 증강을 현실화하고 있다. 다만, 이런 과정에서 생명윤리나 규제 지체, 불완전 기술의 인체 적용에 따른 위험성 등 다양한 이슈나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센터장은 "혁신·도전적 연구와 기초·원천연구에 대한 균형잡힌 투자와 장기적 비전에 따른 사업 간 협업·연계 강화 등의 전략을 통해 바이오 융복합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형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휴멍증강연구실장은 '휴먼증강-바이오 융합기술 발전 전략' 주제 발표에서 "의학이 아닌 공학으로 질병을 해결하고, 신체 한계를 극복하는 디지털 휴먼 증강은 바이오·의료기술과 ICT 융합을 통한 발전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휴먼증강은 AI, IT, BT 등 다양한 이종 기술 간 융합을 바탕으로 인간의 신체, 두뇌, 감성 능력의 저하를 예방, 회복 및 향상을 통해 건강한 삶은 지속케 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최근 척수에 신경자극기를 삽입해 3개월 간의 보행 재활훈련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 능력을 개선하고, 뼈에 의수를 심고 근육과 신경에 전극을 삽입해 의수와 연결해 감각까지 느끼게 하는 '바이오닉 핸드(Hand)',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한 일론 머스크의 '뉴럴 링크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 휴먼 증강 기술에 속한다.

신 실장은 "바이오-의학-ICT 융합 연구체계로 전환하고, 바이오와 휴먼증강 융합기술의 실용성 확보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과 융합연구 과제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장기적 관점의 바이오융합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일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뇌기능 증진을 위한 기술' 주제발표를 통해 뇌과학과 공학, 의학 등 융복합에 기반한 시스템 연구체제 마련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시스템'은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임상에서 성공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기존 BCI와 달리 실 타입의 전극을 유연한 형태로 제작해 이식 과정에서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을 대폭 높인 연구성과"라고 설명했다.

뉴럴링크 시스템은 뇌 혈관에 영향을 주지 않고 가느다란 실 모양의 전극을 환자의 뇌에 심어 뇌 신호를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음을 임상을 통해 보여줬다.

조 교수는 "뇌 기능을 증진하려면 현재 일방향에 머물고 있는 BCI 기술을 양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정확한 뇌지도 작성과 높은 해상도의 안전한 자극기술이 요구된다"며 "우리나라가 뇌과학 선도국이 되기 위해선 요소기술 개발에서 시스템 개발로 전환하고, 영장류나 임상 대상 연구를 활성화하는 한편, 목적지향적 뇌과학 기초연구 확대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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