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억울하다] 'BTS'가 많이 벌까? '게임'이 많이 벌까?

이민후 기자 2024. 2. 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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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출처=테일러 스위프트 SNS)]
[편집자 시선]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바로 즉답할 수 있는 분 많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겸손하거나 나쁜 사람이어서는 아닐 겁니다.
당신은 좋은 남사친 혹은 여사친이지만 좋은 연인은 아닐 수 있습니다.
좋은 직장 상사지만 좋은 아빠는 아닐 수 있습니다. 좋은 엄마이면서 좋은 직장인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게임은 절대善도 아니지만, 절대惡도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절대선보다는 절대악에 가까운 취급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억울(抑鬱)의 한자를 보면 '억눌러스 답답하고 우울하다' 정도로 읽힙니다.
게임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을 애써 억누르는 것이 부정적인 측면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게임은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한쪽으로 애써 누르지 않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잘 들여다보겠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잡지 타임지는 지난해 '올해의 인물'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선정했습니다. 타임지는 "여성 사업가로서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가 넘는 가치를 지닌 제국을 건설했다"고 평가했습니다. 1927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을 선정한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단독이자 본업으로 꼽힌 건 처음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건 '스위프트노믹스'란 단어입니다. 스위프트(swift)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가 개최되는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프트의 월드 투어인 '에라스 투어' 중 60번의 공연 티켓 판매로 매출 10억4천만달러(약 1조3천70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콘서트 1회당 평균 관객이 7만명이 넘는 상황에서도 연일 매진 기록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위프트의 콘서트 판매 수익보다 주목되는 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입니다.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대흥행하면서 공연 지역에는 수많은 스위프티(테일러 스위프트 팬덤)가 모여 지역 내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이 활기를 띠기 때문입니다. 

스위프트 공연이 개최되면 코로나19 유행으로 침체를 맞았던 지역 경제가 감염병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이외에도 테일러 스위프트가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BTS노믹스로 연 4.1조 부가가치 유발

미국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방탄소년단(BTS)'가 있지요. 그러면 BTS가 불러일으키는 BTS노믹스, 경제부가가치는 얼마일까요?

지난 2022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BTS 콘서트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1조2천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 곡으로 7천928명의 고용 창출도 이끌어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제매체·단체에서도 유발효과는 상당히 크다는 결과를 냅니다. 

미국 포춘지는 BTS가 1년에 5조원의 경제효과를 만든다고 분석했습니다. 포춘은 전문가를 인용해 BTS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41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평균으로 나누면 한 해에 4.1조원의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얘기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지난 2018년 BTS의 연평균 생산유발효과가 4조1천400억원으로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의 26배 수준에 필적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매출액은 '배틀그라운드'·'리니지W'와 엇비슷
경제유발효과를 떼고 정말 순수 매출만 비교했을 때도 BTS는 준수한 성과를 냈습니다.

2019년 하이브 전체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97.4%에 달했습니다. 다만, 하이브가 멀티레이블 체제를 도입하고 새로운 뮤지션들을 발굴하면서 비중은 60%대로 낮아졌습니다.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22년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방탄소년단의 올해 매출 비중은 60~65%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이브의 2022년 매출은 1조7천780억원으로 BTS의 매출은 이중 최고치인 65%를 적용하면 1조1천557억원이란 숫자가 나옵니다. 다만,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1위로 연매출이 1조원을 넘는 것은 하이브가 유일합니다.

그렇다면 게임 하나의 매출은 어떤 수준일까요?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지난해 6월 출시한 PC 패키지 게임인 '데이브 더 다이버'가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했습니다. 

게임 가격이 2만4천원인 점을 고려해 6개월 만에 매출 720억원을 거둔 셈입니다. 아직까지는 BTS와 매출 차이는 많이 나는 수준입니다. 

'데이브 더 다이브' 보다 꾸준히 성과를 내온 '리니지'와 '배틀그라운드'는 엇비슷한 상황입니다.

2022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인 '리니지W'의 경우 연매출액이 1조9천343억원을 차지합니다. 글로벌 성과와 별개로 BTS 매출보다 더 높은 상황입니다.

해외 매출이 93.6%에 달하는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9천106억원을 기록했는데요. 크래프톤의 효자 IP인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이 80% 정도로 추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BTS와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배틀그라운드 같은 경우는 1년에 로열티 등을 포함해 연매출 1조6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게임의 매출액이 생각보다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팬덤이 있는 가수들의 경제유발효과는 현지로 가는 부대비용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게임 보다 경제유발효과는 클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게임산업은 현재 디지털 산업에서의 총아"라며 "공학적·인문학적 요소가 섞여 생산력을 비롯한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굉장히 커질 수 있는 산업"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수출에 따른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010년 166억원에서 2019년 1조1천367억원으로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음악산업의 경우 2010년 1천650억원에서 2019년 4천696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경제적 수치만의 비교가 전부는 아닙니다. 문화적·사회적 영향력까지 고려했을 때 BTS가 게임 대신 K-컬쳐의 선봉장으로서 역할한 점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게임이 이제 충분히 '노믹스' 현상을 일으킬 만큼 커진 점을 눈여겨볼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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