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피켓 날아가면 상당한 위협”…경찰, 대통령 과잉 ‘심기 경호’ 논란
협력사 부당노동행위 피켓 시위 중
경찰 “대통령 차량 통행” 제지받아

경찰이 피켓 시위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바람이 불면 피켓이 날아가 경호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차량이 지나가는 차도 옆에서 자리를 옮길 것을 요청해 ‘과잉 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지난 8일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앞에서 협력사의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다 “대통령 차량이 지나갈 예정”이라는 이유로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피켓 시위에 나선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그 전에는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대통령경호법 5조3항을 들어 노조 측에 이동을 요구했다. 해당 조항은 ‘경호 목적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경호구역에서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통제, 위험물 탐지 및 안전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활동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노조는 대통령 경호에 위해가 되지 않으며, 경찰의 제지가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조가 당시 촬영한 영상을 보면, 노조 관계자는 “대통령님이 지나가시면 집회도 다 치워야 하는 건가. 신고하고 합법적으로 하는 것인데, 저희가 왜 비켜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 앞(인도)으로 지나가는 게 아니라 차를 타고 지나가시는 거지 않냐. 경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경찰 관계자는 피켓이 법이 정한 ‘상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피켓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며 “바람이 불면 (날아) 갈 수도 있는 거지 않냐”고 했다. 노조 측이 “피켓이 위험물이 될 수 있고 바람에 날릴 수 있다는 게 ‘상당한 이유’로 보인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경찰은 “그렇다”고 했다.
결국 노조는 인도 안쪽으로 이동했다. 노조는 대통령 차량이 지나갈 때 경호 인원 10여명이 조합원들을 둘러싸 차도로부터 완전히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피켓 시위에 참여한 제유곤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대통령경호법이 정한 ‘상당한 이유’를 지나치게 넓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한 것”이라고 했다. 신동은 노조 조직국장은 “노동자는 3명이었고, 경호 인원은 10여명이 있었는데 무엇이 위협적이었는지 의문”이라며 “대통령에게 시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지나친 심기 경호를 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시위 인원이)너무 도롯가에 나와 있어 안전 차원에서 인도로 두세 걸음 들어가 집회를 이어가 달라고 권고한 것”이라며 “집회도 문제없이 마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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