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둔화…‘내수 부진’ 예상보다 더 심하다

반기웅 기자 2024. 2. 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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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한 상인이 현금을 정리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올해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수출이 살아나도 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질치면 국내 경기는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워진다. 지표는 개선되도 정작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을 보면 KDI는 올해 한국 경제가 2.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에 낸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고금리는 내수 부진으로, 반도체 경기 상승은 수출 회복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성장률은 2.2%로 유지했지만 내수 부진은 조금 더 심화되고 수출은 조금 더 강건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여파…민간 소비 둔화

소비 부진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다. KDI는 올해 민간 소비 전망치를 종전 대비 0.1%포인트 내린 1.7%로 제시했다.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반영했다.

정 실장은 “상품소비와 서비스소비 둘 다 좋지 않지만 고금리에 민감한 상품소비가 특히 더 좋지 않다”며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올해는 민간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자 전망도 좋지 않다. 특히 건설투자는 종전(-1.0%)보다 0.4%포인트 내린 -1.4%로 잡았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감안한 전망치다. 다만 설비투자는 종전(2.4%) 전망치와 유사한 2.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 역시 종전 전망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30대 여성과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인 21만명과 유사한 22만명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0%로 기존 전망과 같았다.

내수 부진 심화로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2.6%)에서 0.1%포인트 내린 2.5%로 조정했다. 연말 즈음에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에 근접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출 회복세 지속…경기 회복 견인

최근 반등을 꾀하고 있는 수출은 올해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수출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두 세계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기 전망과 반도체 경기 반등을 감안해 KDI는 총수출 전망치를 종전(3.8%)보다 0.9%포인트 올린 4.7%로 잡았다. 경상수지는 수출 회복세를 반영해 기존 전망(430억달러 내외)을 상회하는 560억달러 내외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 위험요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확대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중국 경기 급락을 꼽았다. 국내 위험요인은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 실패에 따른 건설투자 부진을 지목했다.

KDI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겠다”면서도 “향후 관련 부문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실물경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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