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노조탄압' 세브란스병원·용역업체 임직원 벌금형
"피고인들 행위로 노조 운영 등에 상당한 지장…노조 용서받지도 못해"
공공운수노조, 선고 직후 "벌금형 선고한 법원에 유감" 비판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들과 청소용역업체 임직원들에 대해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 권모씨와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 부사장 이모씨에게 벌금 1200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병원 사무팀장 김모씨 등 4명에 대해 벌금 400만 원, 태가비엠에 벌금 800만 원, 현장소장 박모씨와 미화반장 김모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6월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140여 명이 민주노총에 가입하자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고, 노동자들과 개별 면담을 하면서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노조 가입을 주도했던 노동자들을 회유해 노조 탈퇴서 107개를 받아 병원 파트장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조직된 노동조합은 본질적인 성격에 있어서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존재이고, 사용자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노동조합의 조직 운영에 지배·개입해서는 아니된다는 점에서 볼 때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충분히 비난받을 만하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로 이 사건 노조는 조직과 운영 등에 상당한 지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은 법원에 이르기까지 노조 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이날 10시 30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벌금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대해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유감인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성균 지부장은 "(피의자) 모두 벌금형을 받아서 사법부의 판결이 '과연 정의로운 판결인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그럼에도 모든 피고인들이 범죄행위를 인정받고 유죄 판결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만한 여지가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16년 7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청소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각종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이고 관리자들로부터 갑질을 당했다. 이에 대항해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며 "노동조합을 결성하자마자 바로 돌아온 것은 철저한 '노조 파괴 행위'였다. 만시지탄이다"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햇수로 거의 8년이 돼서야 노조파괴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 너무나 늦었지만 이 판결을 계기로 신발끈을 다시 묶겠다"며 "우리가 빼앗겼던 조합원들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우리 노동조합은 대화에는 대화로, 불통에는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소속 정병민 변호사는 "낮은 구형을 한 검찰과 결국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는 "이번 법원 판결은 원청과 하청업체 관리자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해 청소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의 노동3권을 유린하고 파괴했던 피고인들의 계획적인 범죄행위를 분명히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그러나 9년에 걸친 피고인들의 계속된 혐의 부인과 거듭된 노조 파괴 공작으로 인해 140명에 이르던 노조원들은 현제 4명만 남았다. 이번 법원 판결은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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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나채영 수습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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