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9호실 ‘도박사이트’ 한국 범죄조직에 납품

조재연 기자 2024. 2. 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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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의 해외 정보기술(IT) 조직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국내 사이버범죄조직에 판매한 것이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14일 국정원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으로 중국 단둥(丹東)에서 활동 중인 '경흥정보기술교류사'가 15명 조직원 분업을 통해 성인과 청소년 대상 도박 사이트 등을 제작, 1인당 월평균 500달러씩 평양에 상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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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北과 거래한 조직 적발
김정은 개인 비자금 조달용 조직
中 단둥서 제작·판매→北에 송금
韓서 유지비로 月3000달러 받아
국내조직, 중국보다 제작비 싸
북한인인줄 알고도 거래 지속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의 해외 정보기술(IT) 조직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국내 사이버범죄조직에 판매한 것이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국정원은 이들 조직원의 신상 정보도 공개했다.

14일 국정원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으로 중국 단둥(丹東)에서 활동 중인 ‘경흥정보기술교류사’가 15명 조직원 분업을 통해 성인과 청소년 대상 도박 사이트 등을 제작, 1인당 월평균 500달러씩 평양에 상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경흥은 김정은(국무위원장)의 개인 비자금 등을 조달하는 39호실 산하 조직이다. 대남 공작 업무를 하는 정찰총국 소속으로서 39호실에 파견된 김광명 단장 아래 15명의 조직원은 중국인 개발자로 위장한 뒤 IT 업계 종사자의 경력증명서를 도용했다. 이들은 불법 도박 사이트 제작 일감을 수주한 뒤 사이트를 만들어 한국인 범죄조직에 납품해 왔다.

경흥 조직원들은 사이트 제작 건당 5000달러, 그 외 유지·보수 명목으로 월 3000달러가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인 명의 은행 계좌나 차명 계좌, 그리고 해외 송금이 용이한 ‘페이팔’ 서비스 등을 통해 개발 대금을 받고, 이를 중국 내 은행에서 현금화해 북한으로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한국인 범죄조직들은 이들이 요구하는 사이트 제작 비용이 한국·중국 개발자보다 30∼50%가량 저렴하고 한국어 소통이 가능했던 만큼, 이들이 북한인임을 알면서도 거래를 계속해 왔다”고 전했다.

또 “이들이 사이트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도,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심지어 악성코드를 심어 회원정보도 탈취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렇게 확보한 한국인 회원의 이름, 연락처,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 1100여 건을 판매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정원 발표는 최근 국내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도박 범죄 배후에 북한이 깊숙이 개입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국민에 공개된 첫 사례다.

지난 2022년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북한 로케트공업부 산하 IT 조직 ‘비류강 해외기술협조사’ 단장 송림의 보이스피싱 해킹 앱 밀매 관련 내용을 수록하기도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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