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성비 PB상품’ 전성시대… 지난해 매출 전년 대비 11.8% 성장

■ 대한상의, 오프라인 소매점 6500곳 분석
편의점은 PB 매출 19.3% 증가
즉석 국 비중이 82.2% 차지

고물가 영향으로 브랜드 프리미엄을 덜어낸 유통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의 최근 1년간(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1.9% 성장에 그친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보다 약 6배 높은 수치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뒤 자체 브랜드로 내놓으면서 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가격을 낮춘 상품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롯데 온리프라이스, GS25 유어스 등이 대표적이다. 부문별 PB 시장 성장률은 비식품 7.4%, 식품 12.4%로 식품 부문이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음식료품 등 필수재 위주로 소비한 결과로 해석된다.

전체 매출 대비 PB 비중이 가장 큰 오프라인 업태는 대형마트로 8.7%였다. 이어 기업형 슈퍼마켓 5.3%, 편의점 4.1% 순이었다. 연간 PB 매출 증가율은 편의점이 19.3%로 가장 높았으며, 대형마트는 10.3%, 기업형 슈퍼마켓은 5.7%였다. 특히 유통사 가정간편식(HMR) PB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에서 모두 즉석 국·탕·찌개 매출은 PB가 일반 제조사 브랜드를 앞질렀다. 즉석 국의 경우 편의점에서는 PB 매출 비중이 82.2%에 이르렀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도 비중이 각각 69.1%와 51.9%에 달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럽의 경우 경제 저성장기에 실속 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PB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도 최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