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39호실 산하 조직, 도박 사이트 제작해 판매"

▲ 북한 경흥정보기술교류사 주요 조직원 신상

김정은의 개인 비자금을 조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의 IT 조직이 도박 사이트를 제작하고 이를 국내 범죄조직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 IT 조직 실체와 운영 실태 전반을 확인했다면서 관련해 입수한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IT조직은 중국 단둥에서 활동 중인 '경흥정보기술교류사'입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소속으로 39호실에 파견된 김광명이라는 이름의 단장 아래, 정류성, 전권욱 등 15명의 조직원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박 사이트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으며, 매달 1인당 500달러씩을 평양에 상납하고 있다는 것이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경흥정보기술교류사의 체류지는 조선족 대북 사업가가 소유 및 운영하는 단둥시 평청의 '금봉황 복식유한공사'라는 의류공장 기숙사로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의 IT 조직이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 체류하면서 불법 외화벌이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국적으로는 일감을 수주할 수 없어 중국인 브로커를 통하거나 포털 사이트에 노출된 중국인 신분증에 자신의 사진을 합성해 중국 국적의 개발자로 위장해 일감을 물색했습니다.

국정원은 한국 범죄조직들은 북한이 요구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제작 비용이 한국이나 중국 개발자들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하고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들이 북한 조직임을 알면서도 거래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흥정보기술교류사 IT 조직원들은 도박 사이트 제작에 건당 5천 달러, 유지 및 보수 명목으로 월 3천 달러를 받았고 이용자가 늘어나면 월 2~5천 달러를 추가로 받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습니다.

국정원은 "국내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도박 범죄의 배후에 북한이 깊숙이 개입해 있다는 구체적 증거가 국민들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IT 조직에게 수천 개의 도박 사이트 제작을 의뢰하고 이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 한국인 범죄 조직에 대해선 경찰과 실체를 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국가정보원 제공, 연합뉴스)

김아영 기자 nin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