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편 남은 '내남결', 박민영은 과연 정해진 운명 바꿀 수 있을까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4. 2. 14. 11: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tvN

2024년 시작과 함께 막을 올린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종영까지 두 개의 이야기만을 남겨뒀다. 지난 생의 흑역사를 지우고 새로운 역사로 만들기 위해 2회차 인생에 뛰어든 강지원(박민영)의 인생 재설계 스토리가 행복하게 끝맺을 수 있을지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 연출 박원국, 이하 '내남결')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주인공 강지원이 어린 시절부터 인생을 함께 한 하나뿐인 친구 정수민(송하윤)과 자신의 남편 박민환(이이경)의 불륜을 목격한 날, 두 사람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조차 제 명대로 살지 못한 강지원은, 10년 전으로 회귀한다. 강지원에게 또 한 번 주어진 삶의 시계는 그의 인생을 10년 전으로 돌려놨다. 아직 남편이 아닌 연인으로의 박민환, 절친의 얼굴을 한 정수민을 보며 강지원은 복수를 꿈꾼다. 이전 생에서 벌어진 일들이 2회차 생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걸 알게 된 강지원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운명을 넘길 계획도 세운다. 그렇게 정수민을 향해 "내 남편과 결혼해줘"라는 바람을 품는다.

사진=tvN

이전 생에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는 강지원은 자신에게 다가올 불운을 피하고,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바꾼다. 박민환과 연인으로 돈독해질 기회는 정수민에게 넘겨주고, 정수민이 지원을 골탕 먹이려 벌였던 판 또한 역으로 이용한다. 1회차 인생에서는 눈치 없고 착하기만 해서, 절친한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알면서도 당해줬던 일들도 2회차 인생에서는 용납하지 않는다. 전생과 180도 달라진 지원의 모습은 아찔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롤로코스터 같은 이 복수극에 탑승시켰다. 

이처럼 달라진 강지원의 모습은 박민환과 정수민 또한 변하게 만든다. 지금껏 저들에게 이용당해주던 '착한 강지원'의 반격에 박민환은 새롭게 반하고, 정수민은 발끈한다. 그런 두 사람의 반응에도 강지원은 꿈쩍하지 않는다.

결국 강지원의 계획대로 박민환과 정수민은 웨딩 마치를 울리고, 강지원은 1회차 인생에서 겪었던 쓰레기 남편과 시집살이에서 벗어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강지원의 인생을 그저 부러워하고, 탐내기만 했던 정수민은 "나 쓰레기 버릴 게 있는데 좀 버려줄래?"라던 초반 강지원의 질문에 흔쾌히 그러겠노라 답했던 바. 결혼식을 앞두고 정수민은 강지원으로부터 "축하해. 내가 버린 쓰레기, 알뜰살뜰 주운 거"라며 영혼 없는 축하를 받는다. 정수민에겐 본격적인 지옥이, 강지원에겐 2회차 인생을 맞이한 이유이자 계획 속 인생이 펼쳐진 기점이다.

사진=tvN

이처럼 미래의 기억을 안고 2회차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 지난 생의 실패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망친 누군가에게 복수를 선사하는 짜릿함은 회귀물이라는 장르가 선사하는 묘미다. 여기에 '내남결'은 시청자에게 친근한 오피스라는 배경까지 더해져 익숙하면서도 시원한 사이다 반전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 결과 방송 초반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것과 달리 시청률은 회를 거듭할수록 상승했고, 자체 최고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케이블 가구 전국 기준, 11회분)를 기록했다. TV-OTT 드라마 부문 화제성의 경우 6주 연속 1위(굿데이코퍼레이션 기준)를 달리고 있다.

'내남결'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연재된 성소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웹툰으로도 연재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웹소설과 웹툰 사이에 내용과 등장인물 등의 차이는 다소 존재하지만, 강지원의 회귀 이유와 복수 등 서사의 큰 줄기는 같이 한다. 웹툰의 경우 인과응보,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는다. 강지원은 자신을 오랜 시간 곁에서 응원해 준 유지혁과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박민환과 정수민은 파멸을 맞이한다. 이에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원작과 같은 마침표를 찍을지 관심 속에 남은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14개의 이야기가 공개된 가운데, 웹소설에서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웹툰에는 가볍게 등장했던 오유라(보아)가 드라마에서는 악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강지원은 1회차 인생에서 남편의 외도와 죽음 등 자신의 몫이었던 운명이 양과장(공민정)에게 옮겨간 것을 미안함을 느끼고 그 운명을 다시 훔쳐 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4화 말미에서 '결국 나는 박민환 손에 죽을 운명이었던 건가'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박민환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워진 강지원의 모습이 공개돼 뒷이야기에 궁금증이 더욱 높아졌다.

사진=tvN

지금까지 탄산 도수 높은 사이다만큼이나 시원한 전개로 많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은 '내남결'이 마지막까지 통쾌한 복수를 이어갈 수 있을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원작대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박민환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지난회 결말 탓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죽을 운명은 결코 바뀔 수 없는 것일까? 시청자들에게 남은 이야기를 기다리는 일주일이 꽤나 길게 느껴질 듯싶다.

수많은 논란을 삼켜버리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tvN 드라마의 자존심을 제대로 살려준 '내남결'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마무리에 성공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