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 한국 진출에 분주해진 수도권 물류센터… 공실 줄어

정영희 기자 2024. 2. 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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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물류센터 공급 줄었지만 임차 수요 늘어
2023년 하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2020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신규 공급량은 247만5000㎡로 상반기 대비 약 23% 줄었다. 인허가 물량은 2022년 상반기 528만㎡로 최고점을 찍은 후 1년째 감소세다./사진=뉴스1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량이 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비대면 구매가 증가함에 따라 급성장한 물류센터 시장이 엔데믹(거리두기 완화) 선언 이후 쪼그라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물류센터 임대차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와 공사비 인상에 따른 개발 비용 증가가 겹치며 인허가 물량 또한 하락하는 추세다.

14일 상업용 부동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하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공실률은 10.3%로 지난 상반기 대비 6.4%포인트(p) 하락했다. 신규 공급은 감소 추세로 전환된 것은 2020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량은 같은 해 상반기 대비 약 23% 감소한 약 247만5000㎡으로 집계됐다. 평택, 안성 등 남부권과 안산, 인천 등 서부권 공급 물량이 각각 49만5000㎡와 59만4000㎡로 각각 99만㎡와 95.7㎡를 기록한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줄며 물류센터 신규 공급량 추세 전환을 주도했다. 동남권(용인·여주·인천)의 경우 여주를 중심으로 전반기와 유사한 수준의 물류센터가 다수 공급되며 밀집도 심화가 지속됐다.

수도권 물류센터 인허가 물량은 2022년 상반기 약 528만㎡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년 이상 내림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비교할때 60%가량 감소한 125만4000㎡의 물류센터가 신규로 인허가를 완료했다. 이는 대규모 인허가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권역별로 보면 지난해 하반기 동남권역을 제외한 5개 지역의 신 인허가 합계 면적은 약 69만3000㎡ 수준에 그쳐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동남권에는 99만㎡ 이상의 인허가가 집중되며 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물류센터 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금리나 공사비 인상에 따른 개발 비용 증가로 신규 개발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물류센터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자 화물 교통량 증가, 분진·미세먼지 유발 등의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지자체들마다 신규 인허가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물량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 물류센터는 전년 대비 27%가 줄어 412만5000㎡가 공급될 전망된다. 지난해 준공 예정이었던 시업장 중 상당수가 해를 넘기고 있어 올 상반기에만 약 198㎡ 규모의 물류센터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역시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물류센터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인허가 면적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개발환경의 어려움이 여전해 향후 공급예정량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PF시장 경색과 조성원가 상승으로 인해 인허가가 완료됐음에도 다수의 개발 사업장이 공급에 차질을 빛고 있다. 건축물 용도를 변경해 신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거나 토지를 매각하는 사례도 관찰됐다. 개발사업을 진행하더라도 본 PF 조달이 어려워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업장들도 증가 추세다.

진 이사는 "이러한 환경 변화는 2025년 이후 공급량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미 인허가를 마쳤지만 착공이 불확실한 사업장의 비중이 매우 높고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공급 시기의 변동성이 크게 존재하므로 이러한 물량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상온 면적을 중심으로 지속된 대형 면적 임차를 기반으로 지난 하반기 흡수면적(신규 임차 면적에서 신규 공실을 뺀 값)은 상반기 대비 60% 증가한 약 181만5000㎡을 기록했다. 동남·서부·남부권을 중심으로 대형 이커머스와 제3자 물류(3PL·물류 일부·전체를 대행업체에 위탁하는 방식) 업체들이 꾸준한 임차 수요를 보이며 공실률은 신축 포함 10.3%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6.4%포인트 하락한 값이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집계된 해외직구 구매액 국가별 점유율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6.3%로 전년 대비 15.5%포인트 상승하며 최초로 국내 직구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성장으로 최근 둔화됐던 물류센터 수요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 수출입 물동량이 국내로 진입하는 관문인 인천과 평택을 중심으로 이커머스·3PL 업체가 대형 면적을 신규 임차하며 물류센터 상온면적 중심의 공실률 하락이 관측됐다.

올해 역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추가적인 확장과 이를 견제하기 위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물류센터 확장 수요가 기대된다. 알리바바의 경우 직접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 대신 국내 3PL 업체를 활용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물동량 처리를 위한 국내 대형 3PL업체들의 추가 임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경우 해외 직구 서비스 확대에 따른 신규 물동량 처리와 기존 서비스의 확장 등을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전국 10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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