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Healthinking: 우리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오광훈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하나! 둘! 셋! 넷!" 적막하던 운동장에 아이들의 함성과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변을 지나가던 주민들은 좀처럼 보지 못했던 광경에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숨이 차긴 했지만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줄을 뛰어넘고, 마을 어른들은 아이들이 줄넘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정성스레 줄을 돌렸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 제한된 인원이긴 했지만 한동안 움츠렸던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에 사업 담당자로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전시교육청의 '우리마을스포츠클럽(洞Go同樂)'은 1년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2020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관저동 지역의 한 위탁 운영기관을 섭외하고 준비를 마쳤는데, 갑작스런 코로나의 엄습은 사업 운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이 지역 마을공동체의 힘은 대단했다. 마치광장을 중심으로 18개 학교가 모여 있는 이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운영기관은 비록 제한된 범위였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특히,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비대면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로 그 추진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2023년 관저동 우리마을스포츠클럽에는 18개 학교, 연인원 3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학생 외에도 가족, 마을주민까지 합하면 실제 참가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업 시작 전 지역주민과 학생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열어 매월 운영될 종목과 프로그램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학생들도 주민의 일원으로 사업 운영에 참여한다. 매년 진행되는 마을축제 기간에는 마을 스포츠클럽대회도 함께 열어 세대 간 화합의 장을 열어가고,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도 펼쳐가는 점은 참으로 이상적이다. 관련 기관 간 협업은 당연히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새로운 한해가 밝았다. 2024학년도에도 마을단위학교스포츠클럽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질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전반적인 교육예산 감소 추세를 학교스포츠클럽도 비켜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러 교육활동 중 학생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 육성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임을 감안할 때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학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과 학교 간 운영 편차를 줄이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 정성을 모아야 할 것이다. 오광훈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