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SD 당당한 마무리 후보다… 캠프 시작부터 불펜피칭 투지, 역전 드라마 집필 시작

김태우 기자 2024. 2. 14. 06: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샌디에이고의 당당한 마무리 후보인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이 체력 테스트를 무사히 마치고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지난 3일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2024년 팀의 전반적인 전력 구상의 초기 단계를 드러냈다. 실트 감독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마무리 투수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라며 말을 아꼈다.

샌디에이고는 사실 지난해에는 마무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리그 최고의 좌완 마무리 투수 중 하나인 조시 헤이더의 공을 불을 뿜었기 때문이다. 원래 좋았던 구위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폭발했다. 2022년 샌디에이고의 우승 퍼즐 중 하나로 지목되며 트레이드로 영입된 헤이더는 지난해 61경기에 나가 56⅓이닝을 던지며 2승3패33세이브 평균자책점 1.28로 대활약했다.

문제는 샌디에이고의 성적이 처지며 헤이더의 이런 능력이 큰 무대로 이어지지 못했고, ‘불펜 1억 달러’를 노린 헤이더에게는 제대로 된 연장 계약 의사 한 번 밝히지 못하고 결국 그를 FA 시장으로 보냈다. 헤이더는 휴스턴과 5년 총액 9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했고, 팀 연봉 감축 기조에 들어간 샌디에이고는 헤이더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헤이더의 몫을 그대로 해줄 수 있는 투수는 리그 전체를 따져도 손에 꼽을 만하다. 그런 샌디에이고는 여러 선수들을 확보해 헤이더의 몫을 나눠드는 방법을 택했다. 외야나 선발 등 급한 포지션이 많았지만 일단 불펜부터 구색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마쓰이 유키, 고우석, 완디 페랄타가 차례로 영입됐다. 샌디에이고는 기존 불펜에 있던 로베르트 수아레스까지 네 명의 선수 위주로 6~9회 필승조를 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쓰이와는 5년 총액 2800만 달러, 고우석과는 2+1년 총액 940만 달러, 그리고 페랄타와는 4년 총액 1650만 달러에 차례로 계약하며 불펜 진용을 완성했다.

그런데 실트 감독은 누가 확실한 마무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당시 실트 감독은 세 명의 선수를 언급했다. 수아레스, 마쓰이, 그리고 마지막에 영입된 페랄타였다. 이 때문에 고우석이 마무리 후보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실제 수아레스와 페랄타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 선수였고, 마쓰이는 KBO리그보다 상위 리그인 일본프로야구에서 오랜 기간 성공한 마무리로 고우석보다는 경력에서 우위에 있었다. 실제 몸값도 고우석보다 세 선수가 더 비싸다.

메이저리거가 됐지만 아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면서 확실한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을 우선으로 삼은 고우석도 출국 당시 마무리 보직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게 첫 번째 목표는 아니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단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안착한 뒤 그 다음 자신이 원하는 보직을 노려보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KBO리그에서 오랜 기간 마무리로 뛴 고우석의 최종 목적지는 역시 클로저다.

하지만 실트 감독은 고우석을 잊지 않고 있었다. 실트 감독은 샌디에이고의 스프링트레이닝 투‧포수 공식 소집일인 13일(한국시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고우석은 마쓰이 유키처럼 긴박한 상황을 많이 겪었다.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 구단은 그 경험을 좋게 평가하고, 또 경기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고우석의 마무리 심장을 인정했다. 실트 감독은 “그 역시 기회를 얻을 것이다. 경기 영상만 봤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스프링캠프이라는 경쟁의 장을 시작했고, 그 경쟁을 직접 지켜보기 전에 이 시점에서 뭔가 구체적인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 성공을 꿈꾸고 있다
▲ 고우석의 보직은 아직 미정인 가운데 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곽혜미 기자

사실 확실한 마무리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3일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의 결과 크게 다르지 않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 역시 오프시즌 기조를 그대로 이어 갔다. 프렐러 단장 또한 마무리 보직에 대한 질문에 스프링트레이닝을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가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고우석이 현시점 샌디에이고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이자 최우선 마무리 투수는 아닐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도 없고, 메이저리그가 봤을 때 KBO리그는 어쨌든 하위 리그다. 다른 선수들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 현실적으로는 고우석의 말대로 26인 로스터에 안착하는 게 가장 중요할 수 있다. 고우석 또한 출국 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건강한 몸 상태로, 제일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역전 레이스에 도전한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불펜 피칭을 하며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원래는 더 빨리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취업비자 문제로 출국이 조금 늦은 변수가 있었다. 악재라면 악재였다. 하지만 고우석은 한국에서 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30개 정도의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다. 시차 적응이 완벽하제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 것이다. ‘서울 시리즈’ 출전 때문에 다른 팀보다 일찍 스프링트레이닝을 시작한 샌디에이고의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고우석의 남다른 각오이기도 하다.

고우석은 전력으로 달리는 게 필요하다. 2+1년 계약을 하기는 했지만 2024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계약으로 알려졌다. 계약의 변수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단 확실하게 26인 로스터에 안착하는 게 우선이다. 연봉 측면에서도 자리는 중요하다. 고우석의 총액 940만 달러로 알려졌지만 2년 보장 금액은 450만 달러다. 인센티브가 상당 부분 걸려 있는데 경기 출전 수, 그리고 세이브 상황과는 무관한 경기 마무리 수로 구성된다. 많이 경기에 나서고, 되도록 마무리 상황에서 나가는 게 좋다.

고우석이 못해볼 경쟁도 아니다. 지레짐작 포기할 이유가 없다. 샌디에이고가 여러 불펜 투수를 영입한 건 사실 이유가 있다. 다들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다 2022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수아레스는 2022년 성적에 비해 지난해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2022년은 45경기에서 47⅔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26경기에서 27⅔이닝 소화에 그쳤고 평균자책점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 4.23에 그쳤다. 특유의 강속구는 여전하지만 탈삼진 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예사롭지 않다. 그의 투구에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적응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쓰이는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성공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그러나 역시 메이저리그 적응이 필요한 선수다. 페랄타는 메이저리그에서 꽤 성공적인 불펜 경력을 갖췄으나 마무리 경험이 많지는 않다. 메이저리그 8시즌 동안 통산 385경기에 나갔는데 이중 세이브와 관계없이 경기 마지막에 나선 경우는 82경기고 세이브는 13번에 불과했다. 아무리 좋은 중간 투수라고 해도 마무리 보직으로 옮긴 뒤 힘겨워하는 경우가 있다.

▲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트레이닝 합류를 위해 9일 출국했다. ⓒ 신원철 기자

고우석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였다. 마무리의 심장이 있고 마무리 경험도 많다. 불펜 투수는 뒤에 다른 투수가 있지만, 마무리는 다르다. 자신이 무너지면 높은 확률로 팀이 진다. 그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한데 이를 이겨내는 심장은 그래서 특별하다. 실트 감독이 마쓰이처럼 경험이 있다면서 고우석의 경력을 인정하는 이유다. KBO리그 통산 139세이브를 기록했고, 총 5년의 시간을 마무리로 보냈다. 고우석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다면 꼭 개막전이 아니더라도 팀의 마무리로 승격할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가 돈을 많이 들여 특급 마무리를 사올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캠프 적응이 관건이 될 수 있다. 그간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꾸준히 키워온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모르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길이기 때문에 일단은 부딪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행히 샌디에이고에는 김하성(29)이 있다. 김하성은 3년간 샌디에이고에서 뛰며 이미 충분히 팀에 적응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우석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고우석이 마무리 보직을 향한 역전 드라마 집필을 순조롭게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