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극성 부리는 대기오염, 자살률도 높인다"

박정연 기자 2024.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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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이 뇌 기능을 변화시켜 자살 충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전세계 자살자의 16%가 발생하는 중국에서 대기오염과 자살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다.

펑장 홍콩 중문대 교수와 선천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중국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와 자살률 증감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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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미세먼지 농도와 자살률 연관성 대규모 분석
초미세먼지(PM2.5)로 흐려진 중국 대도시의 대기.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오염이 뇌 기능을 변화시켜 자살 충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전세계 자살자의 16%가 발생하는 중국에서 대기오염과 자살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정책이 적극적으로 제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펑장 홍콩 중문대 교수와 선천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중국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와 자살률 증감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에 발표했다.

대기오염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직경 2.5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미터) 이하 아주 작은 입자인 초미세먼지는 뇌의 화학작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공격성과 감정 조절 능력, 위기 대처 능력 상실을 유발하며 우울증, 불안감, 치매 등 각종 신경인지장애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대기오염과 정신건강 간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들은 대부분 소규모였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예방과 통제 계획을 실시한 2013년 이후 중국의 자살자 수가 급감한 것에 주목했다. 중국은 자살자 수가 많으면서도 국가 단위의 대규모 대기오염 저감 정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기오염과 자살률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대규모 연구에 적합한 조건이다.

분석 결과 정책이 개시되고 4년 뒤인 2017년 중국의 자살률은 2014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4만5970명의 자살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과 2021년 통계에서도 자살률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10만 명 당 자살자 수는 2010년 10.88명에서 2021년 5.25명으로 줄었다.

대기오염 예방 통제 계획은 실제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저감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중국 정부는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도록 장려하고 차량 배출가스를 규제했다.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 사용을 촉진하는 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종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했다. 실제 정책이 시행되는 동안 중국의 PM2.5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분석 결과가 초미세먼지 농도와 자살률 간의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선 대기오염이 자살률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PM2.5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현상인 '열 반전'이 일어날 때 자살률이 일시적으로 폭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공기보다 지표면 가까이 자리하는 열 반전 현상은 2~3시간 지속될 때 PM2.5 농도는 1% 높아지게 된다. 연구팀은 이 분석 결과에 대해 "대기오염이 심화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자살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선 대규모 분석을 통해 대기 중 오염된 입자가 신체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며 "각국 정부가 대기오염에 따른 자살 위험 증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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