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좌타자였는데..최악의 2년 보낸 윈커, ‘기회의 땅’ 워싱턴서 부활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4.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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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윈커가 워싱턴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워싱턴포스트는 2월 13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가 외야수 제시 윈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스프링캠프 초청장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윈커는 워싱턴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기 위한 경쟁에 나선다. 무려 7년만에 치르는 로스터 경쟁이다.

뉴욕주 버팔로 출신의 1993년생 윈커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경쟁균형 A라운드 전체 49순위로 신시내티 레즈에 지명됐다. 2017년 4월 빅리그에 데뷔했고 2018시즌부터는 부상을 제외하면 개믹 로스터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적이 없었다.

윈커는 지난시즌 6년의 서비스타임을 모두 채웠고 202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FA 계약은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이었다.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된 윈커는 재능있는 선수였다. 2015년부터 TOP 10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한 성과도 냈다. 마이너리그 전 레벨에서 0.800 이상의 OPS를 기록하는 안정적인 성적을 거뒀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95경기 .298/.400/.449 60홈런 324타점 22도루. 윈커는 늘 뛰어난 생산성을 보이는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윈커는 데뷔 시즌이던 2017년 47경기에 출전해 .298/.375/.529 7홈런 15타점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89경기에서 .299/.405/.431 7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는 113경기에서 .269/.357/.473 16홈런 38타점을, 단축시즌에는 54경기에서 .255/.388/.544 12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크고작은 부상이 있었고 좌타자인 만큼 우완을 상대하는 플래툰에 가깝게 기용됐다. 때문에 규정타석을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성적 만큼은 부족함이 없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한 2021시즌에는 110경기에서 485타석에 들어섰고 .305/.394/.556 24홈런 71타점을 기록해 커리어 하이 성적을 썼다.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신시내티에서 5년 동안 윈커는 매년 0.830 이상의 OPS를 기록했고 세 번이나 시즌 OPS 0.900 이상을 기록했다. 신시내티에서 5년 동안 쓴 성적은 413경기 .288/.385/.504 66홈런 190타점. 정교함과 출루 능력, 장타력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1,523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 183개를 얻어냈고 삼진은 251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외야수로서 수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타격 능력 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린 윈커는 2022시즌을 앞두고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 됐다. 유망주들을 기다리며 전력 재정비에 나선 신시내티는 윈커와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를 시애틀로 보내고 젊은 선수들을 여럿 받았다. 시애틀에 입단한 윈커는 플래툰이 아닌 완전한 주전 멤버로서 입지가 더 탄탄해졌지만 성적은 정반대였다. 윈커는 2022시즌 136경기에서 547타석을 소화해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충족시켰지만 성적은 .219/.344/.344 14홈런 53타점에 그쳤다.

선구안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처참한 추락을 보인 윈커는 결국 1년만에 시애틀을 떠나게 됐다. 윈커에게 실망한 시애틀은 2022시즌 종료 후 그를 헐값에 밀워키 브루어스로 보냈다. 1년만에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로 돌아왔지만 윈커에게 이미 신시내티 시절의 강력함은 남아있지 않았다. 윈커는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며 61경기 출전에 그쳤고 .199/.320/.247 1홈런 23타점을 기록해 2022시즌의 성적이 바닥이 아니었음을 보였다. 그리고 결국 이번 오프시즌 워싱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2022시즌까지는 그래도 기대지표 측면에서는 최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모든 면에서 리그 평균을 한참 밑도는 최악의 모습으로 전락했다. 부상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2022시즌에도 강타비율, 타구속도 등 여러 지표들이 아쉬웠던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기량 하락세를 맞이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과 장타력이 최근 2년 급감한 것이 문제다.

다만 윈커는 현재 30세로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다. 30대에 접어들며 신체능력이 크게 저하되기 시작한다는 에이징 커브 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선수 생명이 길어진 현대 야구에서 윈커는 여전히 '한창 때'인 나이다. 반등의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전력이 약한 팀 중 하나. 윈커가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올겨울 조이 갈로가 합류했지만 워싱턴은 여전히 힘있는 좌타자가 부족한 팀이다. 윈커 입장에서 워싱턴은 충분히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만약 윈커가 기량을 되찾고 빅리그에 합류해 활약한다면 여름 이적 시장을 달구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워싱턴과 윈커의 만남은 '윈-윈'이 될 수 있다. 과연 워싱턴과 윈커의 만남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스프링캠프가 주목된다.(자료사진=제시 윈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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