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나토 발언에 “멍청하고 반미국적” 맹공

우크라 지원 예산안 통과 촉구
“전세계가 그말을 들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담은 안보 패키지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분담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이들을 공격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멍청하고 반미국적(un-American)”인 발언이라고 맹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관련 언급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도중 과거 한 나토 회원국 지도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나토 동맹국에 대해선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도 방어해주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기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거센 논란을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멍청하고 부끄럽고 위험한 일이며 반미국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 전직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 전세계가 그 말을 들었다”면서 “미 역사상 어떤 대통령도 러시아의 독재자에 고개 숙인 적이 없다. 나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을 하나로 묶은 안보 패키지 예산안을 하원이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앞서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 601억달러(79조9330억원), 이스라엘 지원 141억달러(18조7530억원)등이 포함된 총 953억4000만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 수정안을 가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안보 패키지 예산안을 지지하는 것은 푸틴에 맞서는 것이고, 반대하는 것은 푸틴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는 말을 세차례 반복했다. 또한 “미국 내 무기고에 보관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사용하면 다시 무기고를 채우기 위해 생산하게 된다”며 “결국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지원이 미국인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를 늘리고, 방위 산업을 유지시킨다”고도 했다.

그러나 하원에서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의장을 비롯해 친트럼프 인사들이 여전히 법안 처리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