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베르디조차 열광했을 만한 공연이었다"

2.14 메리 카드웰 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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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카드웰 도슨(Mary Cardwell Dawson, 1894~1962)은 1941년 미국 최초 흑인 오페라단 ‘미국 니그로 오페라 컴퍼니(NNOC)'를 설립한 성악가 겸 피아니스트다. 짐 크로 시대의 흑인 음악인으로서 그는 흑인 교회 외에는 사실상 공연할 기회조차 없던 현실에 맞서 거의 혼자 자선단체와 후원자를 찾아다니고 오페라단을 이끌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과 카네기홀 등에서 공연했다.

도슨은 영화 ‘그린북’의 실제 주인공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1927~2013)보다 앞선 1894년 2월 14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나 만 7세 무렵 건설 노동자 아버지를 따라 펜실베이니아로 이주했다. 교회에서 음악을 배운 그는 뉴잉글랜드 뮤직 콘서바토리의 유일한 흑인학생으로 피아노와 성악을 전공했고 뉴욕 시카고음악학교까지 졸업했다. 하지만 흑인 성악가인 그를 뽑아준 오페라단은 없었다.

1927년 결혼한 전기기술자 남편(Walter Dawson)과 피츠버그에 정착한 그는 남편 회사 2층을 음악학교로 개조해 청소년들을 가르쳤고, 합창단(Cardwell Dawson Choir)을 꾸려 교회를 시작으로 주로 북부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했다. 그의 합창단은 미국 전역에 알려져 1939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와 뉴욕월드페어 기념공연 무대에도 섰다. 38년 미국흑인음악인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자신과 제자들의 꿈이었던 오페라에 도전했다. 그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흑인 성악가들과 함께 41년 6월 협회 연례행사에서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를 초연한 데 이어 ‘미국흑인오페라단(NNOC)’ 을 창단해 그해 10월 30일 피츠버그의 대형 공연장인 ‘시리아 모스크’에서 아이다 데뷔 공연을 가졌다. 한 매체는 “단순히 좋은 ‘흑인 공연’이 아니라, 베르디조차 열광했을 만한 공연이었다”고 소개했다. 존 F. 케네디 정부는 61년 그를 미 국립음악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