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1인 가구의 증가와 주택정책 방향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세가 가파르다. 1인 가구의 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1인 가구의 수가 520만 명이었다. 이후 5년이 지난 2020년 1인 가구의 수는 664만 명, 2021년에는 약 717만 명, 그리고 최근 2022년에는 750만 명을 초과했다. 전체 가구 중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20%에서 2022년에는 34.5%로 14.5%p가 확대되었다.
그럼, 1인 가구의 증가가 가파른 이유는 무엇일까? 1인 가구 증가는 지역과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인 첫 번째 이유로 이혼률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이혼은 재혼하거나 동거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1인 가구를 자연스러이 초래한다. 세계경제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이혼 수는 2016년 기준으로 2.1명이다. 이는 1991년의 1.1명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늘었으며 최근 OECD 평균인 1.9명을 크게 넘어선 수치로 아시아에서는 이혼율 1위다.
2022년 1인 가구의 성별 구성비를 보면, 남성은 30대가 22%이고 반면 여성은 12.7%에 불과하다. 청년 1인 가구는 왜 남성 비중에 높게 나타날까? 30대 남성의 경우 대학원 또는 박사 등 고학력을 추구하거나 전문적인 경력을 확립하거나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이루어야 한다는 부담이 여성보다는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상황이 달라져 60대 이상부터는 여성의 1인 가구 구성비가 남성을 초과하기 시작한다. 이때 여성의 1인 가구 구성비는 18.3%이고 남성은 15.1%이다. 이는 고령일수록 더 많은 여성이 노동 시장에 더 많이 진입하면서 경제적 독립을 얻고 전통적인 가족 구조 대신에 혼자 사는 것을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가 국내 주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1인 가구의 증가는 한국 주택시장의 주택수요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주택 공급의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면서 주택 개발 유형 등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1인 가구를 위해 더 저렴하고 실용적인 작은 주거 단위를 선호하기 마련이고 이는 수요의 변화를 가져온다. 소형 주택, 오피스텔, 빌라, 원룸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이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대의 50% 이상이 원룸 및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20~30대는 대부분이 15평 미만인 곳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변화는 주택공급자의 주택 개발의 상품을 바꿀 것이고 개발자들은 증가하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러한 작은 단위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형 주택의 수요 증가를 불러오고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거비 상승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 월세 또는 보증부월세 가격 상승은 1인 가구에 중요한 주거비 부담이 될 수 있다. 작은 단위에 대한 수요 증가는 특히 공간이 귀중한 도시 지역에서 가격과 임대료 상승을 초래한다. 주택을 구매할 재정적 능력을 볼 때 통상적으로 1인 가구는 월세 임대가 더 실현할 수 있는 주거의 선택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10평대 이하의 주택과 아파트 공급은 수요에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의 공급은 2017년 이후 연평균 14.1%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의 전용면적 60㎡ 미만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8506가구로 2020년과 비교하면 60.34%나 감소했다. 그리고 앞으로 2~3년 후에는 소형 주택 공급이 더 많이 감소할 전망이다. 전년도 기준으로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의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40%나 줄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 이에 따른 주택정책의 방향은 당연히 변화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먼저 소형 중심의 다양한 주거유형이 수요에 맞게 공급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주택시장에서 혁신을 요구하고 있고 1인 개인의 생활 방식에 맞는 컴팩트하고 효율적이며 스마트한 주택 공급이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 다양한 주택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주택 유형의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공급개발자에게는 주택 공급을 원활히 하려는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임대업자에게는 소형 주택의 경우 1가구 2주택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즉, 1인 가구 주택시장이 보편화되는 시점에 공급 부족이 주거비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도록 미리 정책설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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