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부산 시민을 위한 공공디자인 역할과 과제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2024. 2. 14. 03: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초지자체, 시 조례 등 활용…다양한 시설·서비스 연결을
거버넌스에 주민 참여 필수, 럭셔리한 일상생활 도와야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지난해 12월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와 부산디자인진흥원은 ‘2023년 부산자치경찰 치안리빙랩’으로 진행한 5개의 과제 최종 발표회를 진행했다. 시민은 디자이너, 전문가와 함께 서비스디자인 방법으로 생활 주변에서 안전이나 치안 단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2022년부터 부산디자인진흥원은 16개 구군별 맞춤형 공공디자인 이슈와 현안을 분석해 디자인 활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2개 구군이 사업 단위에서 공공디자인 도입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업단위나 시범과제 단계에서 공공디자인 성과는 계속 창출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의 16개 구군이 진행하는 다양한 정책 사업에서 디자인이 활용되고, 모든 시민이 우수한 공공디자인을 요구하며 누리는 수준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선행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다.

첫 번째로 공공디자인 활용을 위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에서 준비한 제도와 법령을 16개 구군에서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난해 부산시는 시민이 정주 환경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디자이너와 함께 해결하는 시민공감디자인단을 도입했다. 부산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서비스디자인기본조례’를 제정했다. 앞으로 16개 구군이 공공건축, 공공환경, 공공시설물 등 관련된 정책사업 추진에 앞서 서비스디자인기본조례에 맞는 시민공감디자인단을 선행한다면, 체계적인 공공디자인 활용을 시작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를 위한 공공디자인은 사회구성원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재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시민 삶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문제나 과제를 디자인을 통해 정책수요로 전환하고, 시민이 경험하고 만족하는 디자인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두 번째 과제는 도시의 다양한 공공시설과 공간, 서비스를 우수 공공디자인으로 연결해 시민이 일상에서 통합적인 만족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 체계와 역량을 준비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시민을 위한 디자인의 역할은 시민 삶의 만족과 가치를 계속 증진하기 위한, 지속적인 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일상을 보내고 잠들 때까지 대면하고 경험하는 도시의 모든 것이 디자인의 대상이 된다. 이탈리아 작가 지오반니 쿠톨로는 럭셔리를 ‘매일 건강한 음식을 먹고 미켈란젤로 등의 훌륭한 미술품과 디자인에 둘러싸인 삶’으로 설명했다. 사회의 공공환경에서 누릴 수 있는 삶의 수준을 럭셔리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시민 누구나 아름다운 공공 공간과 안전하고 건강한 의·식·주 생활 그리고 비즈니스와 문화·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환경에 둘러싸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디자인 활용과 우수 디자인 공급이 중요하다. 만약 도시 전반에서 특정 구성물이나 서비스의 디자인 개선을 부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 효과는 미약하게 되거나, 다른 환경에 묻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시설과 공간 그리고 공공서비스 등이 연결될 수 있는 공공디자인 체계가 필요하다. 핀란드 헬싱키는 단위별 사업 중심의 공공디자인에 앞서, 중앙행정처 산하에 최고 디자인 책임자와 교육, 도시환경, 문화레저, 사회복지 부문별로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다. 부산시는 시민이 체감하고 지속 가능한 공공디자인을 준비하기 위해 공공디자인워킹 그룹을 운영하며, 우수 공공디자인을 담보할 수 있는 협력기반과 행정체계,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세 번째 과제는 우수 공공디자인을 요구하고 공급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보유하는 것이다. 특히 광역과 기초 지방자치단체, 다양한 공공기관의 역할과 성과에 대하여 공공디자인 활용에 대한 목표를 같이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과 협력을 담보할 수 있는 동인이 필요하다. 산업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이 최고경영자 직할로 디자인조직이나 전문가를 운영해 기업경영 전주기 모든 부서에 디자인 활용을 진행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한 교육과 평가 및 보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공공 부분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관련법령이 있어 협력이나 협업이 기업처럼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쉽지 않다.

만약 공공이 제공하는 환경과 서비스의 최종 수요자인 시민이 참여해 소속된 사회나 정주 환경에서 공공디자인 수준을 진단하고 평가를 하게 된다면, 공공디자인 거버넌스를 요구하는 과정으로 연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우수 디자인인증, 보상모델과 제도 등 관련 정책들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시는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글로벌허브도시 부산의 위상과 역할에 필요한 공공디자인 체계와 정책, 역량을 준비해 세계가 주목하고 따라 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