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설에 호텔을 찾은 중국인들
중국인들에게도 우리의 설날인 춘제(春節)는 최대 명절이다. 비공식적으로 춘제를 전후해 보름 정도 쉰다.
최근 증국에서 특이한 풍속도가 생겨났다. 춘제 연휴 기간 고향은 찾지만 집 대신 호텔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호텔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춘제 연휴 기간 호텔 예약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보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에 따르면 춘제 연휴 기간 도시의 호텔 예약건이 지난해보다 3.2배나 늘었다. 정월 초이틀(음력 1월2일) 예약건은 전체의 70%가량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대형 호텔 체인인 화주그룹의 통계도 마찬가지다. 춘제 연휴 기간 호텔 예약건도 지난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취안저우, 하얼빈, 샤먼, 뤄양, 류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숙객도 크게 늘었다. 지방 중소 도시 호텔들도 예약이 평소보다 증가했다.
이 같은 풍속도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족들과의 생활습관이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물론 여행이나 관광 목적일 수도 있다. 고향에 가더라도 불가피한 사정으로 집에 들어갈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호텔에 묵는 경우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구습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혼한 여성은 친정에 돌아와 섣달그믐(설날 전날)을 보낼 수 없어 인근 호텔을 이용한다고 한다. 사라져야 할 낡은 풍속이 많은 중국인들을 춘제 연휴 기간 호텔로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시대의 변화와 사람들의 공부·업무·혼인 상태 변화에 따라 어디에서 새해를 맞을지는 이제 중요한 가정 의제이자 사회적 어젠다가 됐다. 이 같은 사례와는 다르겠지만 국내에선 설이나 추석 연휴 때 해외 여행을 가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혹시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신 풍속도가 찾아오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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