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아직 가능한 기후위기 대응, 지속가능발전을

경기일보 2024. 2.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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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중국 산둥성 타이안 북쪽에 있다는 태산. 중국의 대표적인 산 가운데 하나라지만 멀기도 멀고 미지의 산일뿐인데 마치 뒷산인 양 친근하게 입에 붙는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다. 하찮은 수고와 성과라도 조금씩 모아나가면 태산처럼 큰 결과를 얻으리라는 교훈을 준다. ‘걱정이 태산 같다’는 표현도 있다. 설마 시작부터가 태산이었겠는가. 어쩌다 보니 티끌이 모여 태산 되듯 해결하지 않은 걱정이 모여 크나큰 우환이 된 지경이지 싶다.

공교롭게 두 속담 모두 오늘의 현실, 우리의 처지를 비추는 것 같아 몹시 불편하다. 이상고온이나 한파, 가뭄·홍수, 수시로 번지는 대형 산불, 해수면 상승의 여파, 게다가 우리가 마구 버린 쓰레기들의 역습까지, 지구적 일상이다. 이상(異常)이 일상(日常)이 된 셈이다. 그 사이 ‘티끌’ 같던 걱정이 ‘태산’으로 변했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에 부닥쳤다. 이대로라면 미래에 드리운 암울한 회의감을 걷어내기 어려울 듯싶다. 우리가 누렸던 풍요와 행복이 당연하지 않으며 영원하지 않다는 경고가 절실히 다가온다. 지구 생태계가 내뱉던 비명, 숱한 경고들에 진즉 귀 기울여 뭐라도 했다면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티끌이라도 모아 보려는 정성, 근심과 걱정을 애저녁에 털어 버리려는 노력조차 없었지 싶은 미안함과 반성이 밀려든다.

기후위기 대응이나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서둘러 잡아야 한다. 가능할 때 말이다.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을까? 이들은 뚝딱 해치울 사업이나 금방 맛볼 성과가 아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그러면서도 규모 있는 활동의 과정이면서 성과들의 결과이기에 공공행정의 조직이나 정책으로 승부를 걸 일이다. 인천시가 표방하고 있는 ‘1.5℃ 선언’, ‘2045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자원선순환 등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또 탄소인지예산제도, 주요 행정계획 지속가능성 사전검토제와 같은 도구들도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예산이 주어진들, 좋은 정책·제도를 갖췄던들 이를 집행하고 평가하는 조직체계, 성과를 강화하고 확산하는 협력네트워크의 활성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도로아미타불일 것이다. 그러므로 소위 ‘시스템화’를 강조하게 된다. 인천시 공공행정 전반의 조직과 사업에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가치가 속속들이 배어들어야 한다.

시민적 노력 역시 가벼이 여겨질 수 없다. 사회는 개인의 ‘합(合)’이다. 인천이라는 지역사회가, 인천시 주요 정책이 어디로 향해 무엇을 이뤄낼지는 시민의 선택과 참여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니 ‘티끌은 모아 봐야 티끌’이라 헛웃음 삼을 수 없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를 외칠 기개로 지속가능발전의 길을 뚜벅뚜벅 함께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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